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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국내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8.4%.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추정 유병자가 1,230만 명에 달한다.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주위에서 고혈압 환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니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기 일쑤다. 하지만 심장내과 문정근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고혈압은 적극적인 치료∙관리가 필수인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증상이 없다고 치료∙관리하지 않으면 고혈압에서 출발해 합병증, 그리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문정근 교수의 설명이다. 다음은 문정근 교수가 배은지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고혈압, 어떤 질환인가요?
의학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수명을 짧게 하는 것을 '질환'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고혈압은 이름 그대로 혈압이 올라가서 증상이 유발되거나 수명이 단축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압의 정상수치는 120/80mmHg 이하입니다. 이 수치는 노화, 다른 질환 등으로 인해 높아질 수 있는데요. 통계적으로 140/90mmHg을 넘어서면 합병증 위험 및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즉 비정상적으로 혈압이 올라가서 140/90mmHg 이상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고혈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Q. 고혈압은 중장년층의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고혈압, 중장년층에서 주로 생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장 흔한 고혈압은 ‘본태성 고혈압’인데요. 이는 노화의 과정에 따라 생깁니다. 나이가 들면 몸속에 있는 혈관이 딱딱해지는데요. 이를 의학적으로는 ‘동맥 경화’라고 이야기합니다. 혈관이 딱딱해지면 탄성이 떨어지고, 그 결과로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나이가 들면서 어느 정도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혈압이 어느 정도 높아지는 것은 괜찮으나 병적으로 높아지면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생깁니다.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인 합병증인데요.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압이 병적으로 올라가는 경우를 선별하여 질환으로 정의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노화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 약물의 부작용이 원인일 수 있으며, 우리 몸에서 혈압을 조절하는 콩팥이나 심장에 질환이 생겨 혈압이 상승하기도 합니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 계통에 문제가 생겨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혈압을 높이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젊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Q. 노화 외에 고혈압을 유발하는 원인들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고혈압의 95% 정도는 혈관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입니다. 나머지 5% 정도는 노화가 아닌 다른 원인에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하는데요. 이차성 고혈압이란, 기저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고혈압을 의미합니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하는 종양을 가지고 있다던가, 혈압을 조절하는 콩팥에 질환이 생겨 그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이차성 고혈압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뇌에서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말단 비대증도 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 같은 원인이 있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으로 따로 분류하는데요.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은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기에 분류를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태성 고혈압은 약물 치료를 주로 진행하며, 이차성 고혈압의 경우 원인에 따라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마’라고 불린다고 알고 있는데요. 혹시 우리가 알아챌 수 있는 작은 신호나 증상도 없을까요?
혈압이 높으면 두통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사실 고혈압은 무증상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혈압이 200mmHg 가까이 치솟을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환자가 많다고 교과서적으로 되어 있고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젊은층 중에서 민감한 여성의 경우 혈압이 160 mmHg 정도까지만 올라도 묵직한 두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으로 질환의 유무를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죠. 고혈압 환자인지 모르고 살다가 첫 번째 증상이 ‘죽음’일 수도 있으며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같은 위험한 합병증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고혈압의 전조증상이나 증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중대한 착각이라는 점, 강조해 드립니다.

Q. 고혈압 합병증,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 몸에 찾아오는지 궁금합니다.

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장기, 조직 등 온몸에 보내는 혈관입니다. 이러한 동맥이 딱딱해지는 동맥 경화가 발생하면, 혈압이 상승하면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요. 대부분의 장기에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몸 곳곳에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 협심증이 대표적이며, 만성적으로 콩팥이 나빠지는 만성 콩팥질환도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크고 작은 합병증이 발생하여 생명이 단축되거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철저할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철저할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하고, 나아가 고혈압을 예방∙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인지하고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혈압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으므로 의심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고혈압을 진단받았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처음 고혈압을 진단받았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분들을 종종 보는데요. 이는 건강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이 없는 이들에 비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습니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6개월 간격으로 진짜 고혈압이 맞는지 확인하고, 의사를 찾아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럼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이를 거꾸로 먹으면 좋겠지만, 불가능한 만큼 노화 외에 혈압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압은 스트레스와 연관되는 것이 많기에,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담배, 술, 짜게 먹는 식습관 등도 혈압을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꼽히므로, 금주·금연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비만도 혈압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에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체중을 10kg 정도 줄이면 혈압을 10mmHg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적절한 수면도 혈압을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획 = 배은지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문정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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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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