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기기. 본 시리즈는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가 초래한 다양한 질환에서 '로그아웃'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알찬 정보를 전합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로,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는 공포증이다. 이른바 스마트폰 중독이나 금단현상이라 할 수 있다. 휴대전화가 단순한 전화와 문자 기능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심지어 쇼핑이 가능한 결제 수단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노모포비아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노모포비아는 2008년 영국에서 불안 스펙트럼 장애의 발달과 휴대폰 남용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에서 처음 쓰인 용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53%는 휴대전화를 분실하거나 배터리가 부족할 때 높은 수준의 불안을 경험했다.
생각보다 더 위험한 게 바로 노모포비아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교통사고, 보행 중 폰을 보다가 넘어지는 등 스마트폰 사고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안전사고 위험이 1.9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심해지면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서 메시지를 확인하고서는 기억을 못하는 ‘몽유 문자병’ 또는 실제로 아무런 진동이 없는데도 진동을 느끼는 ‘유령 진동 증후군’이 동반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성은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높아지는데,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2019년 1분기 4.7시간에서 2022년 1분기 5.2시간으로 급증했다. 3년만에 약 11%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중독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어린이와 청소년 127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난 학생은 22만여 명에 달했다. 5명 중 1명은 스스로 조절이 어려울 만큼 중독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서적 의존성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을 때 노모포비아라고 할 수 있을까.
다음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 연구팀이 개발한 ‘노모포비아 자가진단법’이다. 각 질문에 1~7점까지 점수를 매기면 되는데, ‘매우 그렇다’면 7점, ‘전혀 그렇지 않다’면 1점을 주면 된다.
노모포비아 지수 체크리스트ㅣ출처: 하이닥
※ 다음 질문들은 “만약 나에게 스마트폰이 없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답한다.
노모포비아 지수 체크리스트ㅣ출처: 하이닥
20점 이하 : 노모포비아 전혀 없음
21~60점 : 경미한 노모포비아
61~100점 : 중간 정도의 노모포비아
101~120점 : 중증 노모포비아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이란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여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다. 일상생활에서 피해가 느껴질 정도로 심각하다면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