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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서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웃으면 웃을수록 엔도르핀과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어 수명이 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염증 수치가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의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뇌신경 전달 물질 덕분에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가짜'라도 많이 웃으라고 조언한다. 진짜 미소가 아닌 가짜 미소도 건강에 도움 될까?


 진짜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는 긍정적 정서가 더 많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진짜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는 긍정적 정서가 더 많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얼굴 표정이 중요한 까닭
미소는 얼굴의 근육이 움직여 만들어지는데, 한바탕 크게 웃을 때면 우리 몸에 있는 650개 근육 중 231개 근육이 움직인다. 이렇게 움직인 근육들은 1,000억 개에 달하는 뇌세포를 자극하여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웃음은 건강과 깊은 관련을 가지며,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으로 정신 건강에도 일조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The Ohio State University)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은 다양한 표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연구진은 "얼굴 근육의 수축과 이완, 그리고 수많은 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은 1만 6,384개이며,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고 의사소통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프라드리히 니체(Frederick Nietzsche)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동물이 미소를 발명했다"라며 미소와 같은 표정을 통해 내면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뒤센 미소 vs 팬암 미소…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 구별법
물론 미소는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짓는다. 여기에 주목한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은 '진짜 미소'라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은 42개의 근육으로 19가지 미소를 짓는데, 그중 18개는 가짜이고 오직 1개만이 진짜 미소라는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정서와 연결된 웃음 표정은 '진짜 미소'로, 긍정적인 정서와 연결되지 않거나 진정한 웃음과 긍정적으로 연관되기를 갈망하는 웃음 표정은 '가짜 미소'로 구분했다.
또한 이러한 폴 에크만의 연구에 영감을 받은 신경심리학자 기욤 뒤센(Guilaume Duchenne)은 진짜 행복해서 미소를 지을 때 사용하는 '미소 근육'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 미소를 '뒤센 미소'라고 한다.


'뒤센 미소'는 눈꼬리가 접혀있고 눈가에 주름이 잡혀있으며, 입꼬리와 광대뼈가 올라와 있는 모습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웃을 때 광대뼈와 입술 가장자리를 연결하는 협골근과 입술 가장자리의 구륜근을 사용한다. 이뿐만 아니라 눈 가장자리 근육인 안륜근을 사용하는데, 안륜근은 의도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근육일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이 동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근육이다. 다시 말해 '뒤센 미소'는 진정으로 행복할 때만 나타나는 미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진짜 미소인 '뒤센 미소'보다 사회생활을 위한 '가짜 미소'를 더 많이 짓는다. 가짜 미소는 인간과 달리 안면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동물도 지을 수 있을뿐더러 '진짜 미소'가 갖는 긍정적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가짜 미소는 '팬암 미소'라고 부르는데, 과거 미국의 팬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줄인 말인 '팬암'에서 따왔다. 항공기 승무원이 승객에게 짓는 억지 미소를 일컬으며, 눈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입 주위의 근육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팬암 미소는 하위 영장류가 기쁨을 느꼈을 때 나오는 웃음이 아닌 놀랐을 때 짓는 표정과 유사하다고 한다. 팬암 미소를 짓는 사람은 편안하게 미소 지을 수 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 불편함을 줄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 위해서는 뒤센 미소 지어야
그렇다면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진짜 미소이든 가짜 미소이든, 웃는 행위 자체는 건강에 도움 된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폐, 심장, 횡경막, 복부 근육까지 운동되며 저절로 복식 호흡이 되면서 혈액이 온몸에 돌아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웃을 때는 혈액 순환이 잘 되어 말초 혈관이 확장되고 아드레날린,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 혈압이 낮아진다.

그러나 내면의 건강 즉 진정한 행복에는 '뒤센 미소'가 더 밀접한 영향을 준다. 미국 버클리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리엔 하커(LeeAnne Harker) 교수와 대처 켈트너(Dacher Keltner) 교수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밀스대학(Mills College)의 졸업생 141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30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진은 웃으며 찍은 졸업사진을 분석했는데, 이들 중 50명은 눈꼬리의 근육이 수축되고 눈이 반달모양이 되는 환한 뒤센 미소를 짓고 있었으며, 나머지 91명은 인위적인 미소를 보였다. 졸업 사진 속 주인공들은 각각 27세, 43세, 52세가 되는 해에 연구진들과 인터뷰했으며,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비교한 결과, 뒤센 미소를 지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더 건강하고 생존율이 높았다. 또한 결혼 생활의 만족도 역시 높았고 이혼율은 낮았다. 평균 소득 역시 절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진짜 미소를 짓는 사람들에게 삶의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정서가 더 많음을 유추할 수 있다. 즉, 뒤센 미소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증상이자 행복을 구분하는 지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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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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