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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소화기 질환으로 불편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질환이 바로 대장 게실증입니다. 고단백, 고지방의 식습관, 나쁜 배변 습관 등 생활의 변화로 인해 대장 게실증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변비, 복부 불편, 비만 등이 있으면 대장 게실증을 의심해야 한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변비, 복부 불편, 비만 등이 있으면 대장 게실증을 의심해야 한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고단백, 고지방 식사 습관이 발병 높여
게실 질환은 식도, 위, 소장, 대장의 약해진 장벽이 늘어나 꽈리 모양의 주머니가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실증은 일반적으로 대장(결장)에 하나 이상의 풍선처럼 생긴 낭(게실)이 존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장관 중에서도 특히 대장에 자주 나타나며, 대장 게실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을 말합니다. 게실이 여러 개 있을 때를 ‘게실증’이라 하며, 튀어나온 주머니에 생긴 염증을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대장 게실은 발생 부위에 따라 진성 게실과 가성 게실로 구분합니다. ‘가성 게실’은 돌출되는 대장벽이 점막과 점막하층에 국한되는 경우를 말하며, ‘진성 게실’은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의 전층이 돌출돼 주머니를 형성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대장 게실증ㅣ출처: 태전이안내과의원대장 게실증ㅣ출처: 태전이안내과의원


게실증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식습관, 생활 습관, 비만, 흡연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실증 중 대장 게실증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질환입니다. 대부분 선천적인 진성 게실은 우측 대장, 동양인에 더 흔하게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생합니다. 반면 가성 게실은 대부분 후천적이며, 좌측 대장에 나타나고, 서양인에게 자주 발생합니다. 다발성 게실이 더 흔하고,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여 40세 이하에서는 10% 이내, 80세 이상에서는 50~66%의 높은 유병률을 보입니다.


증상이 없어 지나치기 쉬운 대장 게실증
대장 게실증은 주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바륨 대장조영술 내시경 등으로 진단합니다.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CT 촬영을 통해 게실염 주위의 합병증을 관찰합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및 잦은 음주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대장 내시경 검진자의 약 12%에서 대장 게실이 발견됩니다.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이 대장 게실 환자 200명을 조사한 결과, 40대 이하 환자가 26.5%였으며, 젊은 대장 게실 환자의 대다수가 복부 비만이 있었습니다. 복부 비만과 대장 게실의 관련성은 여러 가지로 추정되지만, 적은 식이섬유 섭취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야기하며 대장 게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만인 사람은 장내 세균총 역시 정상인과 달라서 변비, 장내 가스 등의 문제도 잘 생깁니다.

대장 게실은 대부분 증상을 호소하지 않으나, 약 20% 정도에서만 증상이 나타납니다. 흔한 증상은 복통, 복부 불편감, 혈변, 변비, 소화불량, 설사 및 배변 습관 변화 등이 있습니다. 대장 게실은 증상이 있을 때만 치료하는데, 복통 등의 증상에는 완화하는 약을 쓸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대장 내시경을 많이 시행하면서 역전된 게실을 용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용종절제술을 하여 천공 및 출혈 등의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 학술대회에 발표된 연구에서 대장 게실증 환자의 1.15%에서 역전된 게실이 발견되며 게실이 있는 같은 구획에 주로 발생하고 우측 대장에서의 크기가 증가했습니다. 대장 게실이 용종으로 오인될 수 있는 만큼 대장 내시경을 시행할 때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을 것을 권합니다.


게실염으로 발전하면 위험… 생활 습관 개선 통해 예방해야
대장 게실이 있는 환자의 25%에서 게실염이 되는데, 이때 합병증으로 출혈, 천공, 농양, 협착, 폐색 및 누공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음파나 CT 등으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게실염은 대장 게실증이 있었던 환자에서 유병률이 높으니 생활 습관 개선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게실염이 확인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금식하면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게실염이 심해 고름이 많다면 피부 밖으로 고름 배액관을 삽입, 고름을 빼내는 치료를 합니다. 게실염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장이 뚫리는 천공 등의 합병증으로 장을 잘라내는 수술까지 해야 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점차 증가하는 대장 게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하루에 20~2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복부 비만을 개선해야 합니다. 또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 식생활을 해야 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정훈 원장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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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태전이안내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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