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궁 양측에 위치해 배란, 여성호르몬 생성을 담당하는 ‘난소’는 수많은 난자 세포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난소 내부에 액체가 고이면서 물혹이 형성되는 것을 ‘난소낭종’이라 부릅니다.

난소낭종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주로 난소가 가장 활발하게 기능하는 20~40대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며, 대부분 무증상이라 질환이 있어도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난소낭종을 방치할 경우 난임, 난소 정상조직 파괴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난소낭종 치료에는 복강경의 일종인 ‘로봇수술’과 비수술 치료인 경화술을 사용합니다.

난소낭종을 복강경으로 치료하는 ‘로봇’이 있다? ‘로봇수술’
난소낭종을 제거하는 외과적인 방법은 크게 난소 전체 혹은 일부를 제거하는 ‘난소 절제술’과 낭종만을 제거하는 ‘낭종 절제술’로 분류됩니다. 이중 낭종 절제술에 해당하는 ‘복강경’은 기존에 복부를 크게 절개하여 시행하던 수술과는 다르게, 3~5cm 가량의 피부 절개창을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법입니다. 최근에는 로봇팔을 이용해 복강경 수술을 하는 로봇수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9년 처음 등장한 로봇 복강경 수술 시스템은 2005년부터 국내에 도입되었고,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난소낭종을 치료하는 로봇수술은 일반 복강경 수술과 같이 환자의 피부를 절개해서 시행합니다. 의사가 로봇 팔을 원격으로 조작해 수술을 하기 때문에, 의사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크기도 5~8mm에 불과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정상 조직 손상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 복강경과 마찬가지로 개복으로 인한 흉터, 전신마취 등에 대한 부담이 있으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부의 절개, 봉합 등 몇몇 수술 과정에는 사람의 개입이 필연적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수술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경화술 치료ㅣ출처: 최상산부인과의원

개복 없이 난소낭종을 치료할 수 있다면? 비수술 ‘경화술’
비침습 치료로 시술을 진행하는 ‘경화술’ 또한 난소낭종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힙니다. 경화술은 난소나 나팔관, 복강 내의 낭종이나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시술 방법입니다. 초음파에 장착된 특수 바늘을 통하여 낭종을 채우고 있는 액체를 제거하고, 낭종 안쪽 벽에 위치한 액체 분비 세포를 알코올 등과 같은 경화제로 경화하여 화학적으로 괴사 시키는 원리를 가집니다.

경화술은 개복이나 절개 없이 진행되는 비침습 치료법이기 때문에 흉터, 감염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주변 정상조직 손상 없이 난소낭종을 괴사시켜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존하고 가임력을 회복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비교적 간편한 시술이기 때문에 전신 마취가 아닌 수면 마취로 시행합니다. 회복 속도 또한 빨라 치료 후 하루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합니다.

경화술은 복강경, 로봇수술과는 다르게 조직 검사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MRI, 난소종양표지자 검사 등을 시행하여 악성과 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난소낭종의 크기나 종류가 환자마다 각각 달라 경우에 따라서 시술 횟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난소에 생기는 혹은 자연적으로 소멸하는 기능성 낭종, 다양한 종류의 액체로 차 있는 양성 낭종, 그리고 난소암과 같은 악성종양 등으로 분류합니다.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난소 혹에 대한 초음파 검사, 난소종양표지자 검사, MRI 검사와 같은 사전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더불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도 역시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