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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매일 씻는데도 왜 따끔거림과 함께 냉이 나오는 걸까요?”
적지 않는 환자들이 하는 질문이다. 여성에게 있어 냉은 정상적인 분비물이다. 하지만 그 양이 평소보다 많고, 색이 노란빛이나 초록빛을 띠거나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질염|출처: 게티이미지 뱅크질염|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냉의 분비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질염이다. 질염을 쉽게 설명하면 질 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인데,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문제는 질염이 생겼을 때, 위생관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청결제를 자주 사용한다는 것이다. 여성 건강 측면에서 청결제의 잦은 사용은 오히려 좋지 않다. 특히 비누나 바디클렌저로 씻어내는 건 좋지 않다. 이유는 질의 산도 때문이다. 질은 pH 4~5 정도의 약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질이 약산성이 되는 것은 락토바실러스라는 질유산균 때문이다. 이 락토바실러스는 H202(과산화수소)를 만든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과산화수소는 소독 역할을 한다. 달리 말하자면, 천연 항생제, 항균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여성의 몸은 질염에 걸려도 자가면역력에 의해 호전될 수 있다.

'청결제의 잦은 사용'은 이러한 질의 산도를 망가트린다. 질의 산도가 깨지면 몸에 해로운 혐기성 세균의 증식이 늘어나고, 반대로 이로운 호기성 세균이 소멸되면서 질염에 취약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가면역력이 강해서 외부로부터 침투한 나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분비물을 만들고, 산도를 조절한다. 이런 자정작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산도의 유지가 중요하다.

물론, 여성청결제의 사용이 필요할 때도 있다. 생리 전·후나 성관계 전·후이다. 다만, 필요하다고 느껴져도 주에 1~2회 정도 사용하는 게 좋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흐르는 물로 세척해 주는 게 좋다. 마치 세안하듯 흐르는 물로 씻어내는 것이다. 샤워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샤워기를 거꾸로 들어 씻는 것이 아닌 옆으로 향하게 하여 흘러내리듯 씻어주는 게 좋겠다. 세척 후 건조도 중요하다. 외음부는 위치상 습해지기 쉽기 때문에 잘 건조한 상태에서 속옷을 입어야 한다.

이렇게 평상시 산도를 지켜가며 세척하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면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팬티라이너를 하루에 2~3번 이상 바꿔줄 정도로 냉의 양이 많거나, 외음부가 가렵거나 쓰라릴 경우, 혹은 불쾌한 냄새가 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히 자가면역으로 치료될 수 있는 질염이 아닐 수 있기에, 여성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검진해 보는 게 좋다. 이 경우 여성 의원을 찾아 원인균이나 바이러스를 찾고 그에 맞는 약물 복용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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