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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고혈압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을 진단받고 처음으로 약 복용을 권유 받으면 아직도 많은 이들이 약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하여 복용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치곤 한다. 건강한 혈압관리를 위한 약 복용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혈압약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혈압약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1. 왜 증상이 없어도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 약을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목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 약은 단순히 혈압이라는 ‘숫자’만을 낮추기 위한 약이 아니다.

고혈압은 우리의 여러 중요 장기를 손상시켜 건강을 악화시킨다. 대표적으로 심장, 뇌와 같이 우리의 생명과 연관된 장기에 영향을 주어 심부전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뇌출혈이나 뇌경색과 같은 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되며, 이로 인하여 사망이나 영구 장애를 남기게 한다. 또한 신장에 영향을 주어 신부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단순히 혈압이라는 ‘숫자’의 조절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중요 장기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므로 고혈압 진단 초기부터 적절한 약 복용을 미루지 말고 바로 시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Q2. 고혈압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정말 평생 먹어야 하는가?
많은 환자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고혈압은 원인을 알지 못하고 대부분 유전이라고 얘기하는 일차성 고혈압(본태성 고혈압)과, 원인이 명확한 이차성 고혈압(속발성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이차성 고혈압의 경우 혈압이 올라가는 다른 질병을 치료하거나 혹은 원인을 제거하면 대부분 혈압이 정상 범위로 유지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원인을 알지 못하는 일차성 고혈압이며, 그 중 다수는 가족력이 있는, 유전에 의한 고혈압이다. 즉, 내가 건강 관리를 특별히 잘못해서 발생하는 고혈압이 아닌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약 복용을 하다가 중단하면 다시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나의 중요 장기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Q3. 고혈압 약은 어차피 혈압을 낮추는 것…아무거나 먹어도 다 똑같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 몸의 중요 장기의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별로 필요한 약물에도 차이가 있다. 처음 고혈압을 진단 받게 되면 우선 일차성/이차성을 구별하고, 개인의 건강 차이를 확인해 필요한 약물을 처방하게 된다.

고혈압 약물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이뇨제
소변을 통해 염분과 수분을 조절하게 되고 이를 통해 말초 혈관의 저항을 줄여 혈압을 조절한다.

2) 교감신경 차단제
혈관의 확장 여부 및 심장의 박동, 세기 등을 조절해서 혈압을 낮추게 되며, 여기에는 알파(α) 차단제와 베타(β) 차단제가 있다.

3)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II 차단제(ARB)
우리 몸의 신장, 폐, 간, 부신 등 여러 장기에 작용하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이라는 시스템을 조절하여 혈압을 조절하는 장치이다.

4) 칼슘길항제
근육의 수축 능력에 영향을 주어, 특히 심장의 수축력을 억제하며 혈관의 확장에 영향을 주어 혈압을 조절하는 약제이다.
내가 먹는 고혈압 약이 다른 사람의 약과 다른 이유는 개인마다 연령, 고혈압 외의 당뇨나 심장질환, 신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 유무, 검사 결과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은 나의 중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나에게 맞는 고혈압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오므론 가정용 혈압기ㅣ출처: 오므론오므론 가정용 혈압기ㅣ출처: 오므론
Q4. 고혈압 약을 먹을 때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처음 고혈압 약을 복용하게 되면 나에게 맞는 용량을 맞추기 위해 약 복용 후 일정 기간 지켜보게 된다. 약 용량이 너무 높을 경우 혈압 강하효과가 과도하여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나 어지럼,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면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대에 혈압을 측정하여 혈압의 하강 정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 외에 각 고혈압 약의 종류별로 나타날 수 있고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1) 이뇨제
초기에는 이뇨제의 특성상 소변을 자주 보러 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요산과 혈당 수치가 올라가기도 한다. 신장에서의 전해질 조절과 상관이 있어 칼슘, 마그네슘 제제를 장기적으로 같이 먹을 때는 신장기능, 통풍 등에 주의해야 하며, 관절염 등의 질환에서와 같이 소염진통제를 장기적으로 먹는다면 고혈압 약의 효과가 감소되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2) 교감신경 차단제
알파 차단제는 고혈압보다는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이 있어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베타 차단제의 경우 심장이 천천히 뛰는 효과가 있어 간혹 피로, 호흡곤란, 발기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기류와 함께 먹을 때 약효가 상승되어 어지럼과 과도한 혈압 강하가 나타날 수 있어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

3)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II 차단제(ARB)
ACE 억제제는 기침이 유발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ARB 제제는 이러한 부작용이 개선된 약제이다. 이 약제들은 신장에서의 칼륨 배출과 관련이 있어 오렌지나 오렌지주스, 포도 등 칼륨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와 같이 먹으면 불규칙한 맥박이나 과도한 두근거림,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4) 칼슘길항제
장기복용 시 다리 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자몽과 같이 먹을 때는 약효가 증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장에서의 칼륨배설을 억제하므로 칼륨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등과 같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고혈압 약과 다른 약제를 같이 복용해야 한다면 약을 처방해주는 주치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Q5. 고혈압 약의 복용시간은 언제가 좋은가?
예전에는 아침 기상 후 공복상태에서 복용하도록 했으나 최근의 연구는 반드시 그렇지 않음을 시사한다. 아침에 먹으나, 저녁에 먹으나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에 있어서는 그 정도 차이가 크게 없다고 알려져 있어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기만 한다면 문제 없다. 단지, 고혈압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나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에는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상욱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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