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를 괴롭히는 입덧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은 10개월이라는 임신 기간 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그중 입덧으로 고생하는 임신부도 많은데, 전체의 70~85% 정도가 입덧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덧은 주로 임신 4주 차부터 17주 사이에 나타난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입덧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출산 직전까지도 입덧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입덧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구토와 메스꺼움, 구역질, 피로감이나 빈혈 등이 있다. 간혹 음식을 아예 입에도 대지 못하거나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입덧은 왜 생길까
입덧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의견은 호르몬 변화로 입덧이 생긴다는 것이다.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면 수정란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임신 호르몬인 사람 융모성 성선자극 호르몬(hCG, human Chorionic Gonadotrophin)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임신 전보다 최대 57,800배 증가하면서 구토 중추를 자극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메스꺼움과 구토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외에도 변별 능력 없는 태아가 외부물질로부터 보호받으려고 입덧이 생긴다는 가설, 혈액형이 산모와 같지 않아 생기는 거부 반응이라는 의견, 태아가 엄마가 아닌 아빠를 많이 닮아 나오는 증상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의견도 제대로 입증된 바는 없다.
입덧,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입덧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공복 상태가 유지될 때 증상이 심해지는 입덧의 특성상 주로 아침에 입덧이 심하게 나타난다. 속이 좋지 않아서 밥을 먹지 않으면 입덧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는 것. 이는 뱃속 아이에게 영양 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임신부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좋지 않다. 그러므로 하루 3번 식사하는 것보다 식사 시간을 더 세분화하여 조금씩 더 자주 먹어 공복감을 없애는 것이 좋다. 바나나나 두유, 크래커와 같은 부드러운 간식을 조금씩 섭취하면 좋다.
또한 임신 중에 예민해진 후각은 구역질을 더 심화시킨다. 이때는 뜨거운 음식보다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의 온도가 낮아지면 냄새를 덜 풍기기 때문. 특히 약 6도는 입덧을 완화해주는 온도로도 불린다. 물을 마실 때도 물의 냄새가 역하다면 얼음으로 수분을 섭취해도 좋다.
아울러 개인만의 메스꺼운 요인을 찾아야 한다. 평소 좋아했던 음식일지라도 임신 중에는 먹기 힘들 수 있으므로 임신 중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짜거나 신맛이 강한 음식을 섭취해 입덧을 조절하거나 입덧 캔디를 섭취해 메스꺼움을 가라앉히는 산모들도 있다.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별 효과가 없다면 입덧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에서 허가된 입덧 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인 독시라민과 비타민 B6의 일종인 피리독신 성분을 합한 복합제가 있다. 독시라민은 평형기관과 구토중추에 작용하여 구토 및 울렁거림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피리독신은 각종 신경 질환과 피부 질환을 예방하고 구토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다만 입덧 치료제에는 진정제 성분이 들어 있어 졸음이 유발될 수 있다. 또, 과다 복용 시 호흡곤란, 어지러움, 복부팽만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