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의 자궁내막은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배아의 착상을 준비합니다. 이때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이 저절로 탈락하면서 ‘월경’으로 이어집니다.

자궁근종은 임신과 출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대부분의 여성들이 월경과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 등 월경과 관련된 증상들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규칙적인 월경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월경통과 극심한 감정 기복 등로 월경 기간 동안에 고생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종종 월경의 양이 평소보다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많은 여성들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기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많아진 월경량은 '자궁근종'혹은 '자궁선근증'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됩니다.

자궁근종이란?

가임기 여성의 40% 정도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은 자궁에 혹이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근육 덩어리로 양성 종양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건강 상태와 주변 환경 그리고 종양의 위치와 크기가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궁 건강과 임신·출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의 증상과 종류

자궁근종은 종양의 위치에 따라서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자궁근종의 약 80%를 차지하는 '근층내 근종'은 종양이 자궁 근육층 중간 부위의 자궁벽 안(자궁근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통증 등 질환을 인지할 만한 뚜렷한 증상은 없습니다. 단, 근종의 크기가 커지면서 자궁 내막 면적을 넓혀 월경량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고, 때로는 덩어리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의심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에, 갑자기 월경량이 늘어난 경우에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근층내 근종 다음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막하 근종'은 자궁을 감싸고 있는 바깥쪽 장막 바로 아래에 위치합니다. 역시 자각증상이 전혀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근종이 커져 하복부 주위 장기에 압박감을 줍니다. 이 경우 요통, 변비, 빈뇨 및 급뇨, 요실금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점막하 근종'입니다. 자궁 안쪽의 근육층 위에 있는 내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생 위치가 좋지 않아, 작은 크기라고 해도 앞서 소개한 두 근종보다 조심해야 합니다. 점막하 근종의 경우 출혈과 합병증 위험이 특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의 불임과 난임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또한 임신을 하더라도 자궁내막 약화와 과도한 출혈 등으로 유산 혹은 조산의 위험이 있고 자연분만을 어렵게 만들 수 있어 반드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궁선근증이란?

자궁선근증은 임신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궁벽이 두꺼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궁은 장막과 근육층, 내막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임신을 하면 자궁 근육층이 확장되었다가 출산 이후 다시 원래의 크기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자궁선근증으로 인해 자궁벽이 두꺼워지면 결국 자궁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마치 임신한 것처럼 복부가 부풀어 오릅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정란 착상 등 임신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궁 근육층과 자궁내막 관련 질환이기에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의 원인과 증상

자궁선근증의 뚜렷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출산과 유산, 여성 호르몬 불균형 그리고 스트레스, 과로,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임기 여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며, 자궁내막이 증식해 변형되어 난임,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 시 병변 조직만 제거하는 게 어려운 질환이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궁선근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월경 과다', '월경통', '부정출혈'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자궁의 크기가 비대해지면서 방광을 자극해 배뇨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빈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늘어난 월경량, 극심한 월경통, 월경이 끝나도 남아있는 통증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자궁의 근육층에 발생한 비정상적인 근육 덩어리 '자궁근종'(좌)과 자궁 내막이 근육층으로 침투하여 발생한 '자궁선근증'(중앙). 비침습적 치료인 하이푸 시술 모습ㅣ제공: 최상산부인과의원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안전하게 치료하다, ‘하이푸’ 시술

과거에는 자궁선근증 등의 이유로 자궁 내 종양이 발견되면, 내막과 근육층의 경계가 불명하는 이유로 자궁을 적출하거나 절개를 통해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수술 방법은 환자에게 신체적·심리적으로 부담을 안기고, 다른 신체기관 손상과 2차적 합병증의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주변 신체기관과 자궁을 보존하는 비수술 치료인 고강도초음파집속술(하이푸 시술)을 통해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고강도초음파집속술은 초음파 에너지로 자궁근종의 안쪽을 태워 괴사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수술이 아니어서 개복을 할 필요도 없고 비침습 시술을 통해 근종을 간편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병변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자궁 내막층과 접합층을 보존할 수 있어 자궁과 정상 세포의 손상 없이 치료해 가임력을 보존해 준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이지영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