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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치매환자 돌봄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2025년 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것이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치매 특성상, 치매를 앓는 노인 인구도 늘 수밖에 없다.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부양자에게도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 보통 10년 이상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약 2,072만 원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급여와 환자 비급여 본인부담금을 합한 진료비, 약제비 등을 포함한 직접의료비 비율이 53.4%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간병비, 교통비 등을 포함한 직접비의료비가 32.7%를 차지한다.

환자와 부양자에게 가해지는 경제적 부담도 크지만, 부양자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환자를 곁에서 계속 지켜야 하는 정신적 피로와 식사와 청결을 책임지는 육체적 피로가 누적된다. 장기간 쌓인 간병 스트레스는 때때로 '간병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치매가 어떤 질환인지 알고, 치매환자 처지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지침을 내놓았다.

치매 돌봄 십계명

1. 치매어르신도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지기능 손상이 있더라도, 치매환자는 여전히 자신의 성격과 취향이 있고, 아름다운 추억의 단편을 지닌 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환자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마냥 아이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2. 치매어르신을 격려하고, 잔존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가족이 점점 나빠져 가는 치매환자의 기억력을 되살리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아직 건강하게 남아있는 다른 기능들을 최대한 잃어버리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조항석 원장(연세노블병원)은 "환자가 평소 즐기거나 익숙하게 했던 반찬 다듬기, 옷 정리하기 등의 소일거리를 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루에 일정 시간 환자와 같이 산책하는 것은 밖에 나가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해주면서 운동이 되어 환자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3. 치매어르신의 작은 변화도 가치 있게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
치매환자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건강할 때는 한두 번 보거나 들으면 배울 수 있던 것을 수십 번 반복해도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금씩 끈기 있게 학습을 도와야 한다. 출입문 비밀번호를 외우지 못하더라도 꾸준하고 요령 있게 두세 달 반복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외울 수 있다.

4. 치매어르신의 신체적 건강에 대한 세심한 관심으로 적절한 건강관리를 받도록 한다
치매환자는 자신의 신체 증상을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면 진단이나 치료의 적기를 놓쳐 작은 병을 크게 키우기도 하고, 악화된 신체 질환 때문에 치매가 악화되기도 한다. 가족들은 치매환자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불편감이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상 단백질이 축적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5.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치매어르신을 돌봐야 한다
치매의 원인 질환과 진행 단계에 따라 환자와 가족이 겪는 문제는 다양하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고운산 원장(강남신경과의원)은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는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갑상선 질환, 우울증, 뇌 감염, 비타민 부족 등이 있다"며 "혈액검사, 뇌파 검사, MRI 검사 등을 통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앞으로 겪게 될 문제를 원인과 단계에 따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치매 진단을 받으면, 먼저 원인 질환과 현재 중증도에 따라 앞으로 치매환자가 겪게 될 핵심적인 문제들을 파악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6. 불의의 사고를 항상 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
치매환자의 증상은 처한 환경과 신체 및 심리 상태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다. 조항석 원장은 "치매환자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며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환자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집안에서는 불안해하지 않던 치매환자가 장거리 여행에서 무리한 여정을 소화하거나 너무 붐비는 백화점에 나가면 전혀 예상치 못한 불안 발작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쇼핑을 가더라도 편안함을 느끼고 문제행동을 유발하지 않는 곳이 어디인지, 여행을 가도 어느 정도 거리를 어떤 일과로 계획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은 "가구 이동, 이사와 같은 환경 변화를 줄이고 환자의 일과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라"고 덧붙였다.

7. 치매 관련 다양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치매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잘 조합해서 이용하면, 장기적으로 치매환자를 돌보는 피로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당장 크게 필요를 느끼지 않더라도 앞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미리 잘 파악해둬야 한다.

오경필 과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안심센터, 중증치매지원 등 받을 수 있는 지원을 받아 가족의 부담을 더는 것이 도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치매 관련 정보를 알고 싶다면 중앙치매센터가 운영하는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로 전화하면 된다.

8. 치매에 대한 지식을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
치매는 원인 질환과 진행 단계에 따라 증상이 변화무쌍하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은 "치매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 병기가 진행하면서 공감각 능력, 계산 능력, 판단력 등이 저하된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중기 이상이나 말기에는 성격 변화, 의심, 망상, 폭력적 행동, 욕설 같은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치매환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자신이 돌보는 치매환자의 원인 질환과 단계에 따른 특성을 잘 알아야 하고, 현재 보이는 증상의 유발요인과 대처법에 대한 지식을 담당 의사 등을 통해 꾸준히 쌓아야 한다.

9. 치매는 모든 가족구성원이 함께 돌봐야 한다
치매 진단 시점부터 주로 주부양자 한 사람이 전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또 주부양자는 환자를 돌보는 부담을 본인이 견딜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혼자 짊어지려는 경향이 강하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일은 혼자서 전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며 비효율적이다.

다른 가족들은 비록 주부양자처럼 물리적으로 치매환자를 직접 돌보는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유용한 정보를 대신 찾아서 알려주거나 정기적인 전화나 방문을 통해 주부양자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거나 경제적인 지원을 함께해야 한다.

10. 치매어르신을 돌보는 가족은 자신의 건강도 잘 챙겨야 한다
치매환자를 돌보다 보면 시간이 없어서, 지쳐서 등의 이유로 자신의 건강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생각 때문에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이나 심장병을 키워서 자신뿐만 아니라 돌볼 사람이 없어진 환자까지 모두 불행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일은 건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장기간 필요하기에 주부양자의 건강은 곧 치매환자의 건강과 직결된다. 결코 주부양자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을 미안해하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조항석 원장(연세노블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고운산 원장(강남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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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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