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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마약'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과연 우리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 마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마약 남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이닥과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가 나섰다.


며칠 전 한 30대 주부가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데리고 호텔에서 필로폰을 사용하다가 적발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하얀 가루와 주사로 유명한 필로폰은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마약으로, 강도와 중독성이 다른 마약보다 더 강력하다. 약에 대해 관대한 서양 국가에서도 필로폰 중독자는 '약쟁이'로 인식될 정도이니, 그 심각성은 말로 다할 수 없다.


현대에서 약물남용은 큰 사회문제이다현대에서 약물남용은 큰 사회문제이다


다양한 이름의 필로폰

‘필로폰’, ‘히로뽕’, ‘뽕’ 등의 여러 속칭으로 주로 불리며, 누구나 들어 봤을법한 이 마약의 정확한 명칭은 중추신경 흥분제인 암페타민류(Amphetamines)의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이다. 1893년 도쿄대학 의학부 교수 나가이 나가요시(Nagayoshi Nagai) 교수가 감기약을 찾던 도중 마황(麻黃)의 에페드린(Ephedrine)에서 추출해 최초로 합성하였으며, 각성효과를 발견하였다. 이후 일본에서 '필로폰(히로폰(ヒロポン)이라는 이름으로 메스암페타민을 피로회복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후 세계 2차대전에서 각성제로 사용되었으며, 한국전쟁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쟁에서도 미국이 군인들에게 대량으로 공급하였다.

메스암페타민은 소화기관을 통한 흡수가 느리기 때문에, 빠르고 더 강한 효과를 보기 위해 정맥주사를 선호한다. 또한 약의 유통 자체가 알약이 아닌 결정이나 분말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사제로 투여하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이 되었다. 각성제 및 흥분제로 기능하기 때문에 사용했을 때 ‘활력’, ‘자신감’ 그리고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도파민의 재흡수와 분비를 동시에 촉진한다. 연구에 따르면, 필로폰은 코카인을 사용했을 때보다 약 3배에 가깝게 도파민 수치가 상승했다. 이는 평상시보다 12배 이상의 높은 도파민 수치이다. 약물 사용을 중단했을 시에는 극도의 ‘우울감’과 ‘메스 마우스(Meth mouth)’라고 불리는 치아의 극심한 손상이 동반될 수 있다.


필로폰의 사용

필로폰은 1919년, 일본의 나가이 나가요시 교수에 의해 결정형태로 합성하여 그 이후 상품화되었다. 1941년 ‘다이닛폰 제약’에서 상품명 필로폰(Philopon) 또는 이를 일본 발음으로 읽은 히로폰(ヒロポン 히로뽕)이다. 이 이름은 '노동을 사랑한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Φιλόπονος(Philopon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피로의 방지와 회복에, 히로뽕 정!’이라는 슬로건으로 일본 약국에서 1951년까지 피로회복제로 판매되었다.

2차대전 중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는 군인들의 전투력 및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했다. 독일에서는 ‘페르비틴(Pervitin)’이라는 이름으로, 연합군에선 '벤제드린(Benzedrine)'이라는 이름으로 공급되었으며,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극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1941년부터는 군의관 처방 없이는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재고 처리를 위해 전후에도 판매가 계속되었다. 이 때문에 일본 패망 후 1940년대 말에는 필로폰 중독자가 50만 명을 넘고 불결한 주사기 사용 탓에 감염이 확산되면서 1951년 각성제단속법이 시행되었다. 이후 일본에서는 메스암페타민의 제조·유통·사용·소지가 금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뽕’, ‘히로뽕’, ‘백색가루’, ‘크리스털’ 등으로 불리는데, 1970~80년대에 메스암페타민의 사용량이 절정에 치달았다. 부산이 마약 도시로 유명했으나, 한일 양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일단락되었다.


필로폰 오남용

메스암페타민은 ‘구강 복용’, ‘정맥 주사’뿐만 아니라, 비강으로 흡입하거나 흡연을 통해서도 흡입한다. 일반적인 1회 투약 양은 약 30mg을 정맥주사하는 것이다. 정맥주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혈관에 직접 투여하는 것이 약의 효과가 빠르고, 낮은 용량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맥주사는 중독성이 강하고, 병균에 감염성 등 부작용이 높다. 또한, 중독자들은 주사기를 재활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에이즈’나 ‘기타 감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메스암페타민은 다른 흥분제처럼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코카인처럼 도파민 통로를 차단하여 도파민을 시냅스에 축적시킨다. 또한, 고농도의 메스암페타민은 도파민의 대사를 방해하여 시냅스로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을 더욱 증가시킨다. 이러한 3중 작용으로 도파민은 코카인을 사용할 때보다 약 3배에 가깝게 축적되며, 이는 일반인의 수치의 12배에 달하는 농도이다.

메스암페타민을 처음 사용하면 ‘자신감’, ‘흥분’과 함께 ‘피로회복’ 같은 각성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조된 흥분으로 인하여 집중력이나 주의 결핍이 유발되며, 판단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그 후, 다른 마약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많은 양을 원하게 되고 더욱 자주 원하게 된다.

중독 증세는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로 인한 정신병적 반응(Psychotic reaction)을 일으킨다. ‘시각과 청각의 왜곡’, ‘편집증(Paranoid state)’, ‘환각’ 등을 경험한다. 대표적으로 ‘메스 버그(Meth bug)’현상이 생기는데, ‘벌레들이 피부 속을 기어 다니는 것’과 같은 환각을 경험한다. 이는 금단증상으로 심각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중독자들은 환각의 벌레를 떼어내면서 수없이 많은 상처를 남긴다.


필로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메스암페타민은 높은 중독성과 효과로 소량을 복용하더라도 뇌의 정상적인 보상회로 체계에 손상을 일으킨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Come-down), 코카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우울감을 느끼게 되며, 메스 마우스(Meth mouth)라는 치아 손상도 야기할 수 있다. 극도의 흥분 효과로 이갈이와 입마름으로 인한 충치와 잇몸질환으로 잇몸과 치아에 매우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또한, 중독자들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사소한 문제에 과도하게 빠지는 ‘강박 행동(Compulsive behavior)’에 빠지게 된다. 메스암페타민은 굉장한 ‘하드 드럭(Hard Drug)’에 속하는 약물이며, 약물 사용을 오랫동안 중단한 후에도 정신병적 반응이 갑자기 나타나는 ‘플래시백(Flash back)’을 경험하기도 한다. 약물에 대해 관대한 서양에서도 메스암페타민은 우리나라에서 보는 ‘약쟁이’와 같은 인식을 보인다.

또한, 신경독성을 일으켜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동물실험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투여한 쥐의 선조체 (Corpus Striatum)에서 도파민 뉴런의 손상이 발견되었으며, 중독자의 뇌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발견되었다. 선조체에서 도파민 통로의 감소가 일어났으며, 그 손상의 정도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매우 유사한 상태였다. 일부 연구에서는 메스암페타민 중독자는 도파민 뉴런의 손상으로 인해 파킨슨병 질환자보다 더 심한 행동 및 인격 장애를 겪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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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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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준경 신풍역4번출구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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