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발 백선(Tinea pedis)’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백선이면서도 자연스럽게 회복되기 힘든 피부 질환입니다. 무좀을 겪어본 이들은 공감할 부분일 겁니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는, 작게 나타난 무좀이 주변으로 확산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무좀이 번지고 오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발의 위치적 특성과 환경 때문입니다. 발은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적고, 이로 인해 고온다습한 상태가 지속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피부사상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백선이 쉽게 옮아갑니다. 발에서 발톱으로. 발바닥에서 발가락 사이로 퍼진 케이스들은 흔한 정도입니다. 작은 무좀을 만만하게 보거나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발 백선 검사 과정과 진단 방법

발에는 다양한 피부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에 피부염 같은 증세가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발 백선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습진 ▲건선 ▲어루러기 ▲접촉 피부염 ▲피부 건조증 ▲칸디다증 등 무좀과 혼동할 만한 질환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참고로 발 백선은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발생하는 백선을 뜻하며, 발등에 발생하는 백선은 몸 백선으로 분류합니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진균 검사’를 통해 질환의 정체를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검사 시점은 당연히 빠를수록 좋습니다. 발 백선에 관여하는 피부사상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퍼지기 때문입니다. 피부사상균의 존재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백선 검사 중 기본인 ‘KOH 도말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KOH, 즉 직접 도말 검사는 의심되는 병변의 인설(각질)의 상층을 긁어내서 슬라이드에 놓고, KOH(수산화칼륨) 용액으로 녹이면서 진행합니다. 녹은 인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균사의 포자가 관찰되므로 피부사상균 양성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검사 소요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검사 시에는 함께 거주 중인 가족 모두가 함께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KOH 도말 검사 외에도 피부의 균을 배양해서 균을 정확히 알아보는 ‘진균 배양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소량의 피부 조직을 채취해서 관찰하는 ‘조직 검사’를 통해서도 피부사상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보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발 백선(무좀)쉽게 보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발 백선(무좀)


발 백선 치료 방법, 환자별 특성 고려해야

발 백선을 진단받았다면, 중증도 여부 등 본인 증상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항 진균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피부사상균을 사멸하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 진균제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습포를 하고 항생제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로 우선 치료한 뒤, 항 진균제를 사용해서 사상균을 없애야 합니다. 발병 초기에는 바르는 항진균제를 1일 2회씩, 감염 부위와 주변부에 직접 발라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무좀은 재발이 잦은 질환입니다. 끈질긴 증상을 완전히 떨쳐내려면 다 나은 후에도 2~3주간 꾸준히 약을 발라야 합니다. 항 진균제 연고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경구용 항 진균제’를 복용하면서 진균 검사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경구용 항 진균제는 호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치료율이 높은 치료 방편입니다. 다만, 개인이 임의로 구매해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약물 독성의 위험을 점검하고, 현재 증상의 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처방받기를 권고합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간염 보균자, 고혈압 및 당뇨, 심장질환 환자, 그 밖에 임산부와 수유부, 평소 음주가 잦은 사람이나 항 진균제 알레르기가 있다면 약물 복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무좀 레이저도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발톱 백선이 동반된 경우라면, 약물 복용 없이 ‘무좀 레이저’를 통해서 치료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레이저 치료는 고열을 전달해서 균을 박멸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양말, 발 매트, 신발 등 발 백선 재발의 원인은 생활 속에 존재할 수 있다양말, 발 매트, 신발 등 발 백선 재발의 원인은 생활 속에 존재할 수 있다


치료 이후 생활 속 예방도 중요
발 백선의 재발 요인은 생활 속 작은 요소들에 있습니다. 치료 이후에 균이 모두 박멸되었어도 평소 착용하던 양말이나 신발에 있는 피부사상균이 증상을 다시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목욕탕을 자주 가거나 공용으로 사용하는 발 매트, 슬리퍼 등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손발톱 무좀이 동반된 경우에는 재감염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 후에도 각별히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계절에는 백선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통풍이 잘 안되는 두꺼운 양말, 부츠나 워커, 스타킹 등을 오래 착용하다 보면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무좀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발 백선은 평소 생활 속에서 예방하고 꼼꼼히 점검해야 하는 질환임을 기억하면서, 치료 이후 관리에 힘쓰길 당부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우진 원장 (피부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김우진 진피부과의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