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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항생제로 인해서 내성이 생긴 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언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사실이며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어떻게 세균은 자신을 위협하는 항생제에게서 내성을 얻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항생제로 인해서 내성이 생긴 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언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사실이며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어떻게 세균은 자신을 위협하는 항생제에게서 내성을 얻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본 칼럼에서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보려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위염’,’ 소화성 궤양’, ‘위선암’ 등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갑상선암을 제외한 전체 암종 중 위암 발생률이 전 세계 1위인 한국인에게 치료해야 할 중요한 감염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에는 ‘위산분비 억제제’와 몇 가지의 항생제를 동시에 복용하는 치료법이 있고, 1차 치료로 표준 3제 요법을 7일간 사용하는 경우를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체계에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 3제 요법에 포함되는 클래리스로마이신 성분의 항생제 내성률이 증가하는 추세로 인해 표준 3제 요법에 메트로니다졸 성분의 항생제를 추가하여 10일간 복용하는 동시 치료를 1차 치료로 처방되는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클래리스로마이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어떻게 획득했을까? 세균 스스로가 인간처럼 생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내성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다윈의 책 ‘종의 기원’에서는, “변이와 자연선택, 곧 우연과 필연의 누적이 진화의 파노라마를 연출한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이는 우연하게 발생한 돌연변이가 자연에 의해 선택되었으며, 생존에 유리하고 자손 번식을 통해 개체군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진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으로 진단받은 필자가 표준 3제 요법으로 7일분의 처방을 받았다고 가정해 본다면,


1)
필자의 위 점막에는 무수히 많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 있는 상태로서 감염을 진단받았다. 감염을 일으킬 만한 수준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개체군 내에는 우연히 클래리스로마이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개체가 발생할 수 있다. DNA 상의 단일 염기의 변화인 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클래리스로마아신 항생제가 결합할 부위가 변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개체가 발생하게 된다.

2)
약물 치료가 시작되었다. 수 일간의 복용으로 인해 증상이 완화된 것처럼 느끼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게 된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치료로 인해 항생제에 감수성을 가진 개체들이 생존하지 못하고 내성을 가진 개체들은 필자의 면역체계가 감당했을 테지만, 치료를 중단한 탓에 면역체계는 항생제에 감수성을 가진 균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버렸다.

3)
증상이 재발되었다. 이제 필자의 위점막에 감염을 유발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개체군에는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을 가진 개체들이 우세하며 존재하게 되었다.

항생제를 복용해 내성 균주와 경쟁하던 감수성 균주가 죽었고,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했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내성 균주까지 감당할 수준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우연히 발생한 돌연변이 균주가 항생제 복용이라는 환경의 변화, 다윈이 말하는 자연 선택에 의해 우세하게 되었고 더 이상 필자는 표준 3제 요법으로 감염을 치료하기 어려워진 상황에 처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감염성 질병에 노출되고 치료를 받는다. 적절한 항생제의 복용은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의 사용은 내성균을 얻는 데에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따라서,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집에 남아 있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행동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윤수근 약사

Smart tag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위궤양 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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