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헬시라이프

당뇨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 데 있어서 커피가 중요한 방해요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312잔이었던 것이 2019년에는 520잔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커피가 워낙 대중화되어 있다 보니 당뇨 환자들도 역시 많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러나 이 커피로 인해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조절이 어렵게 되고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 합병증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과거에 핀란드 국민의 심장병 사망률이 높았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달여먹는 커피 때문이었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다.


당뇨 환자는 종이 필터로 내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당뇨 환자는 종이 필터로 내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19세기 말 고종 때라고 하는데, 고종은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대사관에 머물면서 커피를 처음 맛본 후 커피 애호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커피를 마시는 인구는 극소수로 몇몇 상류층들뿐이었다.

커피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6.25 전쟁 이후였는데, 6.25 전쟁 때 미군들에게 공급되던 물자에 커피가 포함되면서 전국으로 커피가 확산되었고, 그 후 해마다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커피가 전 국민의 기호식품이 되었다.

◇ 당뇨 환자가 커피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커피에는 카페인 외에도 수많은 알칼로이드들이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효과를 비롯하여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 그러나 커피 속에 들어있는 커웰(Kahweol)과 카페스톨(Cafestol)이라고 하는 식물성 지방은 간에서 콜레스테롤로 전환되기 때문에 혈중 커피로 인해 콜레스테롤이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더하여 설탕이나 시럽, 프림 같은 첨가물들이 혈당과 중성지방을 과도하게 상승시키고 콜레스테롤을 더욱 상승하게 하므로 당뇨 환자에게 커피는 당연히 조심해야 할 식품인 것이다.

◇ 커피, 어떻게 마셔야 할까?

만일,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속에 함유된 이러한 지방 성분들을 제거하고 마실 수 있다면 심혈관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2020년 4월 유럽예방심장학 저널에 커피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는데 이 논문은 20~79세의 노르웨이 남녀 50만여 명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조사하여 발표한 제법 규모 있는 논문이다. 이 논문의 요점만 간단히 요약하면, 커피를 종이 필터에 내려서 마시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해로운 물질들이 필터에 걸러지기 때문에 심혈관 사망률과 총 사망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킨다는 내용이다.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커피에는 필터를 사용한 커피보다 커웰이나 카페스톨과 같은 지용성 물질들이 30배나 더 많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당뇨 환자가 커피를 마실 경우 자판기 커피, 편의점 커피, 믹스커피 대신 종이 필터로 내린 커피나 당 함유량이 적은 커피를 마신다면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올리지 않으면서 심혈관 질환에도 유익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완구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이완구 맑은샘내과의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