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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점 발전하는 우리 의학은 인간이 병으로 고통받도록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 역시 그 치료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췌장암 표준 수술법과 효능 좋은 항암제, 표적치료제 등은 췌장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췌장암이란 무엇일까? 1편 '췌장암의 발병 원인'에 이어 2편에서는 췌장암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췌장암 완치를 위한 희망의 길 ①] '독한 암' 췌장암, 완치율 점점 높아져가


조기진단, 소화불량과 황달에 유의하자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소화기 증상과 황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췌장암 초기에는 식욕부진이나 복부팽만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또 소화불량이나 등허리의 원인 모를 통증, 무기력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췌장염의 경우에는 몸을 구부리고 앉은 자세보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니, 이 부분을 체크해봐도 좋다. 한편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황달이 생기기 때문에, 황달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췌장암 초기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췌장암과 관계가 깊다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췌장암과 관계가 깊다


췌장은 다른 장기 기관들의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복부 초음파만으로 검진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CT(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와 MRI(복부 자기공명 영상) 등 방사선 검사와 ERCP(역행성담췌관조영술),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더 정확한 검사를 받게 된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들

◇ 수술치료
수술치료는 대부분 1기와 2기에 한정된다. 다른 시기에도 수술이 가능하지만, 효과가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3기 환자들의 수술도 많아졌다.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머리 부분은 십이지장과 붙어 있고, 꼬리 부분은 비장과 붙어 있어서, 어디에 암세포가 있는지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췌장 머리에 암이 있다면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몸통이나 꼬리에 있다면 췌미부비장절제술을 하게 된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의 경우 췌장의 머리와 담관, 쓸개를 절제하고 나서, 소장을 이용해 담즙이 나오는 길을 튼다. 췌미부비장절제술의 경우 췌장의 몸통과 꼬리, 비장을 절제한다. 만약 췌장 전체에 암이 생겼다면 췌장전절제술을 할 수도 있는데, 부작용으로 무조건 당뇨병을 얻게 되기 때문에, 이 수술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다.

복부를 열지 않고 수술할 수도 있다.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로 가능하다. 이 수술들은 상처와 출혈이 적기 때문에 환자가 빠르게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 항암치료
항암치료는 수술을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췌장암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로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고, 여러 군데로 퍼진 암세포들을 제거한 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2021년 발표된 다수의 연구들은, 수술 전 항암치료가 암의 크기를 줄이고, 회복 기간 중 암 진행을 예방하면서, 재발방지와 생존기간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21 대한종양내과학회 소화기암 최신 지견에 따르면, 당장 수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항암치료 후 수술했을 때 더 결과가 좋았고, 항암치료를 하는 도중에 수술을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술 후 12개월 생존율을 보면,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바로 수술했던 환자들보다 항암치료 후 수술한 환자들의 생존율이 70% 이상 높았다.

항암제로는 주로 폴피리녹스를 사용하거나 젬시타빈과 아브락산 혼합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치료 효과도 좋아졌다.

◇ 방사선치료
방사선치료는 절제술의 보조요법이다. 절제를 할 수 없는 경우 전이되지 않는 췌장암 치료를 위해, 항암화학 치료와 더불어 방사선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한편 황달이나 통증처럼 부분적인 침습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혹은 우회로 수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등과 병행해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

◇ 표적치료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법(NGS)이 발전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도 빠르게 발견되고 있다. 이를 통해, 특정한 세포를 찾아서 치료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긍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변이 검사 후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으로 치료제를 사용하면 되는데, 췌장암 표적치료제가 사용될 수 있는 유전자로는 BRCA 1/2, NTRK, KRAS G12C, BRAF 등이 있다.

이 중 치료 효능이 입증된 유전자 변이는 BRCA 1/2이다. 2021 GI-ASCO 최종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전이성 췌장암으로 백금 계열의 항암제를 투약한 후 반응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PAPP inhibitor를 투약하면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PAPP 차단제는 BRCA 1/2뿐 아니라, 상동염색체변이(HRD)를 유발하는 ATM, PALB2, CHEK2, RAD51 유전자에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BRCA 1/2 유전자 등 HRD 유전자 변이는 췌장암 사례에서 약 5% 정도로 보고된다. 이보다 비율은 적지만 1% 내외로 발견되는 유전자 중 표적 유전자 NTRK Fusion 변이도 췌장암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항암제에 저항성을 나타내던 대표 유전자 KRAS도 최근 KRAS G12C 아형에서 sotorasib, adagrasib과 같은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로 그 효능이 입증되면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보존치료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보존치료도 시행된다. 췌장암 통증 환자의 90%는 먹는 진통제로 호전되지만, 그래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면 수술적/경피적으로 복강 신경총에 신경 마취를 하거나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한다.

◇ 신약

췌장은 정상조직에 암세포가 숨어있기도 하다. 그래서 항암제가 잘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더 나은 항암제들이 계속적으로 개발되는 중이다. 표적치료제의 경우 아주 효과적인 치료제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면역치료제는 다른 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렇듯 나날이 발전하는 치료법은 췌장암 완치를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다. 췌장암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방법은, 환자와 의사 모두가 함께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어느새 완치라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홍영한 병원장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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