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로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의 사망 원인은 폐섬유증(Pulmonary Fibrosis:PF)이었다. 많은 사망자를 낸 폐섬유증은 폐가 점점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결국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PF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그만큼 치명적이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IFP)은 PF 질환 중 예후가 가장 나쁘고, 환자 비율도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다. 국내에선 10만 명당 10~40명이 IFP를 앓고 있고, 미국에서는 70대 이상 연령층 200명당 1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이 된다.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에 불과한 IFP는 미국에서는 매년 약 5만 명 새로운 환자들이 발생하고, 그중 4만 명이 사망한다.

200종류가 넘는 PF는 모두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폐의 흉터가 생기고, 염증이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흉터 조직이 정상적인 폐 조직을 파괴하여 산소가 혈류로 쉽게 전달되기 어렵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환자의 폐가 딱딱해지면서 호흡을 하기 어렵다.

PF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확진까지 과정이 너무 길고, PF 질환 자체가 대중에게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 대부분이 병명 자체를 모른다. 또한, 증상이 무증상부터 만성적인 마른기침, 호흡곤란, 피로 등 일반적인 감기와 비교해도 특이하지 않아 대부분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는다.

미국 폐섬유증 재단(PFF)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9명이 PF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고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PF 증상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조기 진단과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 질환폐 질환

PF 발병 원인으로는 60세 이상 노화, 흡연, 유전 등이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이나 피부경화증(scleroderma)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도 PF 발병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곰팡이나 동물성 단백질에 노출되면 과민성 폐렴(Hypersensitivity Pneumonitis)이라는 질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화학요법이나 심실부정맥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아미오다론(Amiodarone)과 같은 특정 물질에 의한 발생이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이 경우에 속한다.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올리고에톡시에틸구아니딘(PHG), 염화벤잘코늄(BKC) 등 인체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던 물질들이 피해자들 폐의 섬유화를 진행했다. 폐섬유증 환자들 폐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특징은 폐에서 보이는 염증과 흉터이다.

폐섬유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산소요법, 약물치료, 폐 이식 등 다양한 치료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2014년 FDA 폐섬유증 중 가장 위험하고 환자 비율이 높은 IPF 치료 약물 두 가지 닌테다닙(Nintedanib), 피르페니돈(Pirfenidone)을 승인했다.

아직까지 완치법이 발견 되지 않은 폐섬유증 치료법은 약물을 이용해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목적이 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 박무석 교수는 하이닥 인터뷰에서, 폐섬유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 장기 생존을 유도하기 위해, 일상생활을 유지 할 수 있게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므로 체력 유지를 하고 또한 악화 방지를 위해서 감기, 황사,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요인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폐렴 및 감기에 대한 독감 예방 접종을 꼭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은 조기 진단으로 폐의 이상을 일찍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IPF 환자 생존율이 과거보다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무석 교수는 "새로운 약제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권고했다.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