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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우리는 종종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한다.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실제로 심장이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통증이 가능한 걸까? 2019년 미국의 한 노부부가 71년간 해로한 뒤, 같은 날 12시간 차이로 생을 마감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심장학회(AHA)는 “평소 심장질환을 지병으로 앓지 않던 사람이라도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스트레스성 심근증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충격에 의해 심근육이 갑자기 경직됐다가 이완되는 것을 ‘상심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미국 건강 정보 사이트 SciTechDaily는 상심 증후군에서 뇌가 일시적으로 심장을 손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보도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받는 상황과 감정에 의해 야기되는 일시적인 심장 질환인 ‘상심 증후군’, 공식적인 이름으로는 ‘타코츠보 신드롬(Takotsubo syndrome, TTS)’에 기여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연구원들은 일시적이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이 심장 질환에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심장통증을느끼는여성심장통증을느끼는여성

연구진은 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된 이번 연구를 위해 104명의 환자 (후속 TTS를 앓게 된 41명, 그렇지 않은 63명)의 뇌 영상촬영 스캔을 분석해 뇌 내 스트레스 관련 대사 활동의 증가가 TTS 발병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대사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뇌의 부위는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뇌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부위에서 대사 활동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더 적극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뇌의 영상 검사 결과를 통해 TTS의 발병 가능성과 발병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의 편도체 활동이 가장 높은 한 개인은 1년 이내에 TTS가 발병했다. 그러나 활동 수치가 중간 정도였던 한 개인은 7년 후에 TTS를 앓게 되었다. 편도체는 측두엽 내측에 있는 신경핵의 집합체로서 동기,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심 증후군에 걸리게 되는 것은 배우자나 아이의 죽음 때문일 수도 있지만, 꼭 이러한 슬프고 충격적인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스트레스에 민감한 뇌를 가진 사람들은 TTS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더 일반적인 스트레스 요인, 대장내시경이나 골절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도 이 증후군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과 골수 활동 사이의 관계를 확인했다. 골수에는 산소 운반, 면역 반응 증가, 혈액 응고 등과 관련된 다양한 혈액 세포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은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액 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미쳐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를 임상 환자들에게 적용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을 낮춤으로써 TTS 발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감소 또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 감소를 목표로 하는 약물 개입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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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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