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징
무생물과 생물의 경계에 있는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단백질 껍질 속 유전물질, 즉 핵산의 종류에 따라 DNA 바이러스, RNA 바이러스로 나뉩니다.
DNA와 달리, RNA는 분자 구조상 돌연변이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RNA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최근에 발생한 에이즈, 구제역, 에볼라 등의 신종 바이러스들도 대부분 RNA 바이러스에 속하며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이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이름과 같이 구형체에 돌기가 난 형태입니다. 표면은 지방과 단백질 분자로 구성되며, 스파이크 단백질(=돌기)이라는 특이 성분이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할 때 쓰는 도구가 바로 이 단백질입니다.
◇ 코로나바이러스의 침투 과정
바이러스 감염 과정은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우선 바이러스가 구강, 비강, 기도 등 호흡기관 표면의 점막에 흡착합니다.
그다음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 단백질(ACE2)과 결합하여 세포막을 뚫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ACE2는 심장 기능과 혈압조절에 작용하는 효소로 심장과 콩팥, 위장 점막 또는 폐에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혈류를 타고 가야 하는 내장기관보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주로 호흡기 감염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을 집에 비유하면 ACE2는 현관문, 바이러스는 침입자, 돌기 단백질은 침입자 손에 든 열쇠인 것입니다. 침투에 성공한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 RNA 유전 물질을 풀어냅니다. RNA는 세포 안의 단백질을 이용해 자신을 복제합니다. 어느 정도 증식한 바이러스는 세포를 파괴하고 인근의 다른 세포를 공격하며 폐로 향하게 됩니다.
◇ 바이러스 vs. 인체 면역 체계
- 인체 면역력이 승리하면?
코로나 19 감염 시 자체 면역력에 의해 젊고 건강한 사람들 대부분은 저절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수많은 바이러스와 싸워온 면역체계가 난생처음 만나게 된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강하게 반응하면서 발열, 통증 등 관련 증상도 심한 편입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만성질환자와 노인층에서 사망률이 높아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현재로선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과도한 면역 반응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과도한 면역반응이 문제가 될 때도 있습니다. 사이토카인(cytokine storm) 폭풍은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인체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작용하면서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등 대규모 염증 반응과 다발성 장기부전을 유발합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 연구과학자 앤젤라 라스무센은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해 “권총으로 맞혀야 할 표적에 미사일을 쏘는 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열쇠는?
백신은 미생물 병원체가 일으키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병원체나 병원체에서 나오는 독소를 아주 약하게 만든 인공 항원을 말하며, 항바이러스제는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 치료약을 말합니다. 최근 3월 16일, 미국에서 최초로 백신 후보물질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백신 실험의 목적은 백신이 우려스러운 부작용을 보이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백신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복제된 무해한 유전자 코드가 들어가 있어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 성공해도, 상용화까지는 대략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후보 물질이 개발된 후, 전임상 및 임상 1, 2, 3상을 통해 독성 유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인 신약 개발이 15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빠른 편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행 속도를 생각하면 촉박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치료제는 이미 개발된 다른 질병 치료제를 코로나19에도 적용하는 방식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상용화를 거치며 인체 독성과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약은 HIV 바이러스, 즉 에이즈(AIDS) 치료제인 '칼레트라' 9건,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렘데시비르' 6건, 전 소련에서 개발한 독감 치료제 '아비돌' 5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2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HIV 바이러스 치료제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는 실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항바이러스 제제로 사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에이즈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단백질분해 효소를 억제하며,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는 RNA 복제를 방해합니다.
◇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법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꼼꼼히 손 씻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고 하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관리와 보건당국의 지침을 따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