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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 자궁암 될까... 두려운 자궁경부이형성증

30대 후반 A씨는 최근 자궁경부이형성증(CIN1)을 진단받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내원했다. 출산 후 우연히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암이 될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듣고 와서는 마음이 급해 보였다. 게다가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하고 소중한 부위가 아닌가. 물론 일부 사례에서는 이형성증이 경부암까지 진행되기도 하지만,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진행단계가 있으므로 과도한 걱정과 염려는 삼가는 게 좋다. 현재 상태를 명확히 진단받고 그에 적절한 대처를 제대로 한다면 병을 해결할 수 있다.

자궁자궁

◇ 자궁경부에 나타난 ‘이형성’의 정체는?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경부의 세포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암과 정상의 중간쯤이라고 이해하면 쉽겠다.
경부 조직의 변형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16‧18‧52‧58형과 같은 고위험군 HPV 감염이 지속하면 고등급 병변(CIN2-3)으로 진행하고 수년간 그대로 방치하면 암이 될 수도 있다.

◇ 자궁경부이형성증의 단계와 대처 방법

비정상적인 상피가 경부를 침범한 정도에 따라 1단계, 2단계, 3단계로 구분되며 상피 내에만 머무르면 상피내암이고, 상피를 넘어서 기저막까지 침범하면 침윤암으로 본다.
1단계에서는 수술 등의 물리적인 치료 없이도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서 3~6개월마다 주기적인 검사를 받으면서 경과 관찰을 하는 게 보통이다. 2~3단계에서는 병변 부위를 절제하는 ‘원추절제술’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에는 전기 루프에 의한 ‘LEEP(loop electrosurgical excision procedure)’을 통해 병변 부위를 원뿔 형태로 절제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수술 후 부작용 때문에 절제 방식의 치료를 원하지 않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드물지만 냉동치료나 레이저 소작술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수술을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치료방식은 이형성 조직을 신속하게 없앤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내경관유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이라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이유

최근에는 CIN2~3을 진단받고 원추절제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절제 마진에 병변이 남아 있어 2차 수술을 앞둔 채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자궁경부에 물리적 손상을 주는 수술을 두 번, 세 번, 그 이상으로 해야 한다면 환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것이다. 애초에 이형성증 치료를 서두른 이유는 소중한 부위를 잘 지켜내기 위함이었을 테니 말이다. 수술 여부를 떠나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것이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면역’, 재발의 원인을 해결하다

경부암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혹은 수술로 병변을 제거했음에도 이형성증이 재발하는 이유는 병의 원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사라지지 않은 탓이다. 체내 면역상태가 불량하여 이형성증의 진행이 빠르거나, 고위험군 HPV에 감염된 기간이 오래되었거나, 바이러스의 양이 상당히 많거나 혹은 ‘glandular’를 침범한 경우라면 빠른 외과적 처치 즉 수술이 필요한데, 이를 막연히 자연적으로 퇴화할 것이라고 요행을 바라며 치료하지 않는다면 병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환자를 이끌 수 있는 노련한 의료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바이러스에 의해 시작된 질환이다. 체내에 침투해서 조직 변형을 일으킨 바이러스를 해결할 방법은 ‘면역’뿐이다. 면역치료를 통해 HPV 소멸시키는 것이 이형성증 치료의 핵심이다.

특히 ASCUS, LSIL, cin1 등 초기 병변을 진단받았다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초기 병변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면역 활성화를 통한 항바이러스 치료에 노력을 기울이면 2~3단계에 비해서 비교적 쉽게 완치할 수 있다. 물론 2~3단계의 중등도 이상인 경우라도 외과적 수술에만 의지하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재발할 우려가 있다. 병변을 급하게 잘 제거했다면, 병의 원인에 포커스를 두고 치료하는 데 힘써야 한다. 수술을 통해 이상 병변을 제거했다면 면역치료를 병행하여 경부의 물리적 손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HPV 지속감염으로 인한 재발 우려 또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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