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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한약 복용 시 간손상에 관해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한약을 오래 먹으면 간수치가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받으면서 진료하고 있다. 어떤 약이든 간을 통해 대사를 거치게 되고 과량복용 혹은 잘못된 처방 시 언제나 간기능엔 무리가 갈 수 있으나, 한약 복용 시엔 무조건적으로 간기능에 무리가 간다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한약재(herbal medicine)의 사용인구가 많은 것에 비해 오히려 간독성 사례는 굉장히 희박하다.

한약을 손에 들고있는 사람한약을 손에 들고있는 사람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손상의 발생율은 대략 1% 내외인 것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 대학 한방병원에서 2주 이상 입원하여 한약과 양약을 병용 투여한 환자 858명 중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간손상 평가기준인 CIOMS상 간손상이 발생한 수는 5명(0.56%)에 불과했다. 환자들이 복용한 한약재의 양은 일반 외래 환자에 비해 많은 편이었음에도 간손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나아가 한약 복용이 간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CIOMS상 한방병원에 입원 전 간손상으로 판정받은 환자들의 경우 퇴원 시 64% 정도는 간손상이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또한 만성 간염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병용치료, 알콜성 간염치료, 간경변 환자의 간기능 보호와 간암 발병 예방효과, 항바이러스제에 의한 빈혈치료 등에 여러 한약처방들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위와 같이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어떤 처방이든 간독성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므로 개개인별로 한약 투여 시 간독성 유발 여부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 한의원에서 다용하는 대부분의 약재들은 일정 정도의 안전성이 확보되어 약인성 간손상이 발생할 확률은 적으나, 개인에 따라 면역학적 특이 반응에 따라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기능이 저하돼 있는 간질환자, 간염 보균자, 과음자들, 비만 치료에 따른 장기간 금식 및 소식이나 만성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등 만성 재발성 소화기 질환이 있어 영양이 부족해진 환자 등 간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자들의 경우엔 한약 처방 시 주의해야 하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 하에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장기간의 한약 복용과 간손상과는 관련성이 희박하며 오히려 안전하게 복용만 한다면 간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제로서 한약이 활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강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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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원 제일경희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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