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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혈중 요산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생기는 통풍.
통풍은 치맥이 부르는 질환으로 대중에 알려지면서 여름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통풍 증상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심해지며,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오는 겨울철이 되면 밤에 잠도 이루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집니다. 이는 아직 겨울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이른 봄까지 이어질 정도로 ‘추위’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게다가 연말연시 술자리가 잦아지면 통풍 위험은 더 증가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진료 인원은 2008년 18.5만명에서 2017년 39.5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체 환자의 90%가 남성이라고 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통풍 환자가 급증하게 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요?

◇ 통풍, 단순한 관절 통증 질환이 아니다

발, 통풍발, 통풍

통풍은 몸 안에 퓨린 대사과정에서 요산이 과다 발생하거나 적게 배설되어 나타나는 병으로 과거에는 관절의 통증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에서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과정에 여러 대사질환들이 함께 작용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고요산혈증 및 통풍을 대사증후군의 하나로 보고, 꾸준한 관리와 합병증 예방이 필요한 질환이 되었습니다.

식단과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복부비만이 많아지고 업무의 특성상 활동량이 적어 대사증후군이 많아지고, 통풍의 발생률과 진단받는 연령대가 어려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통풍을 가진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요산혈증은 합병증으로 관절에서는 요산 결절이 생기면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고,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뇌,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18배 증가), 신장에서 요산 결석이 자주 발생하며, 요산이 10 이상으로 5년 이상 치료하지 않으면 신부전이 연간 20%씩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방간염, 고지혈증, 고혈압, 내당능장애 및 당뇨와 동반되어 나타나므로 체중 관리, 복부비만 관리, 음식조절, 운동이 필요합니다.

과거 통풍환자에서 엄격한 식단관리(저퓨린식이)를 권유하였으나 실제로 많은 음식에 퓨린이 함유되어 있어 최근에는 저퓨린식이보다 대사증후군을 조절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단을 추천합니다.

손 통증손 통증

△ 식단조절방법
- 고기, 해물류는 1인분 미만 적정량을 규칙적으로 먹는다(과식 금지).
- 밀가루, 튀김을 피한다.
- 과당류(달콤한 과일, 과당이 함유된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 과자 등) 섭취를 금지한다.
- 술은 요산을 급격히 올리므로 종류와 관계없이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 담배는 통풍과 동반된 대사증후군의 합병증을 증가시키므로 금연이 권장된다.

특히, 맥주에는 퓨린이 6% 함유되어 있어 요산 증가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다른 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코올 자체가 요산 증가 원인의 80%를 차지하므로 주종에 상관없이 술을 피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하는 적정음주량은 일주일에 3잔 미만이므로 통풍이 없더라도 과도한 음주는 좋지 않습니다.

◇ 통풍이 연말연시에 더 심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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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발작이 엄지발가락에 많이 생기는 이유는 심장에서 멀어 따뜻한 혈류량이 적어 요산이 쉽게 결정화되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온 형태로 녹아있던 요산의 결정화가 증가하여 쉽게 통풍발작이 생기며, 혈류량을 줄이는 활동이나 운동량도 급감하므로 원인이 됩니다.

또한, 회식이나 술자리에서 고기나 해물류의 섭취가 많아지므로 매년 겨울철에 통풍환자들이 급증합니다. 회식이나 음주 후, 무리한 활동이나 운동 후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되니 탈수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통풍 의심 증상은?

통풍은 주로 술이나 과식 후 새벽부터 발생하는 발이나 발목, 무릎의 관절염으로 나타나며, 열감과 주변이 발갛게 변하는 발적현상이 동반되면 쉽게 의심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과거에는 요산 결절을 확인하기 위해 관절액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통증이나 진단율이 낮아 최근에는 근골격계 초음파를 통해 통증 없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에서 고요산혈증, 간기능 및 신기능, 고지혈증, 염증 수치 등으로 향후 치료 여부, 치료약제와 용량을 정해서 꾸준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통풍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경우 음주 및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로 요산을 조절하고 금주, 체중 관리, 운동 등으로 약을 감량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과거 교수님께서 통풍을 진단받아 의기소침해 있는 환자들에서 “축하합니다!!!”라고 하시면서, 통풍의 합병증인 심장병이나 신장 문제로 나타나지 않아서 다행이고, 또 잘 관리해서 다른 무서운 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라 생각하고 힘내라고 해주시던 말씀을 지금은 제가 통풍환자들을 보면서 하게 됩니다.

통풍은 충분히 좋아질 수 있기에 건강검진 결과를 좀 더 눈여겨보시고, 건강한 회식 자리를 가지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지선 원장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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