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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서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70세 이상 인구의 약 16%가 약간의 인지 장애를 경험한다.

경도인지장애경도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란?

노화와 관련된 인지기능의 저하가 병적인 정도인지 정상 범주인지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으며 1999년, 피터슨에 의해 ’경도인지장애‘의 개념이 정해지고 임상적 관심을 얻게 되었다. 경도인지장애란 한마디로 ‘동일 연령에 비해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 동작의 독립성은 보존된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언어능력, 추상적 사고력, 판단력 등 인지영역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특히 기억 상실이 주된 증상일 때 ’기억상실성 경도인지장애’라고 하며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 단계로 간주한다. 연구에 따르면 정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만이 치매로 진행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에서는 매년 약 10%에서 15%의 비율로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한다. 따라서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뇌 자기공명영상 검사에도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의사 소견상 단순한 기억력 저하의 증상으로 치매 및 파킨슨 가능성 의심 하에 치매의 정확한 원인, 유형 감별과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보험 대상이 되지 않아 3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게 되는데, 신경 인지기능검사를 시행하여 언어 구사나 기억력, 집중력, 공간지각능력 등의 항목에서 한 가지 이상 항목이 1.5 표준편차 이하로 인지기능의 저하가 확인되면 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요인이 원인일 경우 증상이 서서히 진행 되지만, 당뇨, 고혈압, 흡연 등 혈관성 요인이 원인인 경우에는 갑자기 발생해 정체기와 진행기가 급격하게 반복되는 나타나는 계단형 진행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우울, 불안 등 정신과적 요인과 심장질환, 당뇨, 암, 갑상선 이상 등 내과적 요인도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이 어렵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일단 환자 본인과 보호자의 주관적인 인지기능감퇴에 대한 호소가 있어야 한다. 이때 본인의 호소만으로는 진단기준에 부족하고 보호자의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그 다음 객관적인 인지 과제에서의 손상과 시간에 따른 악화 소견이 표준화된 신경 심리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치매도 아니고 정상도 아니어야 한다. 즉 치매의 진단기준에 맞으면 안 된다는 것.

따라서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의사의 진찰을 통한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다. 자기공명영상(MRI) 및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한 뇌 영상 검사, 혈액 검사 및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포함한 종합적인 임상적 평가로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의 영상 검사만으로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1~2년에 걸친 추적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후 경도인지장애의 하부유형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밝히고, 원인 질환을 규명할 수 있다면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고용량 비타민

비타민 B비타민 B

2012년의 연구에 따르면 다량 영양소 섭취와 경도인지장애 사이에 가능한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고용량 비타민을 투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168명에 대한 2년간의 무작위 시험에서 비타민이 뇌 수축률을 최대 절반으로 줄여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때 비타민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호모시스테인의 생성을 억제하는 엽산, 비타민 B6, 비타민 B12 3종이었다.

혈중 호모시스테인이 상승하면 인지력 저하나 치매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반면 탄수화물의 칼로리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높고 지방과 단백질의 칼로리 섭취량이 적은 식이 패턴은 노인의 치매 또는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인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확실한 치료약이 없다

아쉽게도 현재 경도인지장애에 승인된 약물은 없다. 이는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에 포함되는 원인 질환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이 인지 증상을 개선하는데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 2회의 운동을 6개월 이상 시행한 경우 호전 반응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 단계일 수 있기 때문에 항산화제 및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같은 알츠하이머에 대해 이미 사용되고 있던 치료법이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흔히 쓰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도네페질은 단기간 미미한 일시적인 호전을 보이는 대신 심각한 부작용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종원 원장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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