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을 먹다가 자주 사래가 걸린다. 컵으로 물을 마시기도 쉽지 않다. 물을 마시다 자주 흘리다 보니 옷을 버리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애처럼 음식을 흘린다는 핀잔도 익숙해진 지 오래다.
이는 삼킴장애(연하곤란)의 대표적 사례이다. 나이 들수록 근육의 힘이 감소하는데, 이는 음식을 삼키는 모든 활동에 관여하는 근육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파킨슨병, 뇌출혈, 뇌경색, 신경질환 등으로 근육과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라면 삼킴장애가 생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한 대학병원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415명(성남시 거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이 삼킴장애를 동반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대개 나이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에서 비롯된다.
◇ 전신 건강까지 좌우하는 삼킴장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움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는 것이 무슨 큰 문제냐고 하겠지만, 음식물이 기도로 잘 못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고, 물이나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나 탈수가 생기기도 하며, 꼭 먹어야 하는 약을 삼키지 못해 질환 관리도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삼킨 후 목소리가 변하고, 컵으로 음식물을 잘 넘기지 못하며, 입술이나 혀를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을 먹은 후 목의 이물감이나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사래 반응 등이 대표적인 삼킴장애 증상이다. 음식을 삼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구강 근육을 잘 조절하지 못해 침을 흘리며 심하면 음식물이 코로 역류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건강 유지에도 좋지 않지만, 요실금처럼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삼킴장애를 예방하는 운동법
나이 들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삼킴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데도 30~50%의 환자들은 기침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움, 식사 후 목소리 변화, 목이 메고 숨막힘, 목의 이물감 등이 있을 때도 진료를 받아보도록 한다. 특히 인지기능 저하,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이 있다면 본인이 직접 챙기는 것이 어려우므로 보호자가 잘 관찰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또 평소 음식을 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과 신경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입술 운동 = 물이나 음식물이 다시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운동이다. 활짝 웃는 입 모양으로 양쪽 입술을 귓가로 쫙 끌어 올리기, 뽀뽀하는 것처럼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려 앞으로 쭉 내밀기, 입술을 빠르게 여닫기, 입술을 꽉 닫기를 10초씩 한다.
- 혀 운동 =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움직이기, 혀끝을 왼쪽 입가로, 오른쪽 입가로 움직이기를 10초씩 반복한다.
- 턱 운동 =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렸다가 오므리기, 턱을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움직이기를 10초씩 반복한다. 음식을 먹을 때 턱을 아래로 당기면 기도가 좁아져 기도흡입을 막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을 키우는 것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낙상을 방지하고,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는 음식을 먹고 씹고 삼키는 동작에 관여하는 근육도 마찬가지. 이를 위해 평소 입술, 혀, 턱 운동을 하고, 호흡과 음식을 삼키는 동작을 연습해두면 삼킴장애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소량씩 자주 먹고, 식사할 때는 가능한 상체를 바로 세우며, 음식을 다 삼킨 후 다음 수저를 드는 등 식사법에도 주의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