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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몇 개월 전 호주에서 재미있는 소송이 진행되었다. 직장 상사가 자신을 향해 고의로 방귀를 뀌어 괴롭혔다고 부하직원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배에 가스가 차서 나오는 생리현상 방귀를 뭐라 할 순 없지만, 환기도 되지 않는 좁은 곳에서 지독한 방귀 냄새는 정말 괴로울 수밖에 없다.

엉덩이를 가리키는 손

방귀는 왜 뀌는가?

방귀는 장 속에 있는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으로 이때 피부나 근육이 떨리면서 소리가 난다. 장 속 가스 대부분은 대장에서 발생하는 데 식사를 하고 대장으로 내려온 음식물을 장내 여러 세균이 분해하면서 가스가 생긴다. 더불어 가스 중 일부는 음식을 먹을 때 함께 삼키는 공기인데 대부분 트림하면서 다시 배출되지만, 일부는 장으로 내려가 방귀로 나온다. 장 속에는 평균 200mL 정도의 가스가 항상 남아 있고 이 중 넘치는 가스를 방귀로 배출한다. 하루 평균 13~25번가량 방귀를 뀐다고 하니 아마 의식 못 하는 사이에도 우리는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방귀 냄새는 왜 지독한가?

장내 가스 대부분은 수소,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 등으로 원래는 냄새가 없는 성분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음식 성분에 따라 냄새가 나게 된다. 주로 단백질에 많이 들어 있는 유황 성분은 장내 세균들이 만든 가스와 결합하여 방귀로 나올 때 독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달걀, 고기, 생선 외에도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채소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런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방귀 냄새가 지독해질 수 있다. 참고로 소리 없는 방귀 냄새가 더 독하다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 배출되는 가스양이 많고 압력이 높을 때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이지 냄새와는 무관하다.

방귀냄새로 힘들어하는 사람

잦은방귀와 지독한 냄새, 혹시 병일까?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방귀는 입으로 들어온 공기와 장에서 만들어진 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장 건강과 직접적 연관성은 거의 없다. 냄새는 음식에 포함된 황 성분 때문이지만 간혹 대장암이나 장내 궤양이 심할 때도 평소와 달리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갑자기 전보다 변 보기가 힘들다거나 출혈 동반될 때, 혹은 검은 색깔의 변을 본다면 장 내 질환과 관련 있을 수 있음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방귀, 적게 뀔 수는 없을까?

방귀를 아예 안 뀔 순 없다. 게다가 오랫동안 방귀를 참으면 장내 가스가 쌓여 대장이 부풀어 올라 장운동 기능이 떨어지면서 변비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너무 잦은방귀로 스트레스라면 좀 줄여볼 방법은 있다. 껌, 탄산음료와 같이 장내 가스를 많이 유입하는 음식을 줄이고 빨리 먹는 식습관이나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역시 장내 가스가 많아져 방귀를 늘릴 수 있음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내 미생물에 의해 가스를 많이 만들어 내는 음식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제품, 콩, 밀, 보리 음식 등을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잦아진다. 더불어 우리나라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거나 적은 사람들이 많아 유제품을 먹으면 방귀 및 속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음으로 주의해야 한다.

과민대장증후군이라면 저포드맵 식이요법을 해야

방귀를 자주 뀌는 사람 중 과민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에 특별한 이상이나 질환이 없으면서도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나 변비가 동반되어 나타난다. 아직 명확한 원인과 치료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저포드맵(FODMAP) 식이가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포드맵은 탄수화물 중에서 비교적 작은 크기의 분자로 이루어진 당분 음식을 통칭하는데 이들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장내세균에 의해 쉽게 분해되고 가스를 잘 발생시킨다. 연구 결과 저포드맵 식이를 하였을 때 복통과 복부팽만, 가스차는 증세를 감소시켰다고 하여 과민대장증후군의 치료로 권유되고 있다. 고 포드맵 음식은 밀, 보리, 콩류, 마늘, 양파, 양배추, 우유, 유제품과 가공 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액상과당이다. 이런 음식들을 줄여보는 것도 방귀와 복부 불편감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호주에서 방귀를 뀌는 상사를 고소했던 부하직원은 재판에서 패소했다. 사실 방귀가 더럽고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영국에서 방귀 악취의 주범인 황화수소를 소량 흡입하면 세포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여 건강에 좋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 부하직원의 마음은 절대 위로받지 못할 것 같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상재형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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