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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좋은 건 서로 나눠야 했는지 소울메이트까지 운운한다. 그리고 굉장히 부정적으로 다뤄진다.

프로포폴은 2011년에서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등록됐다. 그전까진 프로포폴의 중독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인식됐고 그러는 사이에 의존, 금단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술을 마신다고 해서 누구나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제 용법대로 사용하면 프로포폴에 중독되진 않는다. 다만 오남용되는 사이에 프로포폴에 시나브로 ‘중독’된 것이다.

프로포폴이란?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이다. 그리고 아주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수술이나 검사 도중 편안한 진정상태를 유지해주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없애준다. 마취가 빠르고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도 빠르며 간에서 모두 대사되어 빠져나가기 때문에 몸에 남지도 않는다.

프로포폴을 맞으면 잠을 자게 되고 이렇게 뇌 기능이 억제되면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물질이자 중독을 유발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를 즐기고자 불필요하게 오남용을 했다간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중독이 되고, 무호흡으로 인한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프로포폴을 맞았을 때 느낀 ‘불쾌감’

주사기주사기

위내시경 검사를 수면 마취 없이 받아보았는가?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답답함과 목의 이물감, 계속되는 구역질, 트림, 콧물과 침이 통제력을 잃고 흘러내릴 때의 괴로움. 정말이지 아주 곤혹스러울 수가 없다.

반면 수면내시경 검사는 침대에 누운 것과 깼으면 일어나라는 말만 기억에 남는다. 어떤 불편감도, 검사내용도 떠오르지 않는다. 검사 시간이 내 인생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것이 아주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불안하고 기분이 나빴다. 의학적으로 필요할 때 말고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연골 수술을 받았을 때도 같은 기분을 느꼈다. 지금도 수술방에서 의식이 점차 돌아올 때 들린 의료진의 웃음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의 ‘의식’은 전혀 생각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기분은 굉장히 불쾌했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기다리는데, 수술실에서 아주 이상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와우’같은 환호성도 들리고, 쾌감에 울부짖는(?) 것 같으면서도 한 마디로 제정신이 아닌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른 의료진에게 물어보니 프로포폴을 맞아서 그렇다고 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거 같다며 비명 같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 가끔 저런 사람이 있다고도 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느꼈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또 느껴보고 싶을까 싶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몸이 된 상태에서 말이다.

의학적 진단과 치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잠을 못 이루는 남성잠을 못 이루는 남성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하던 사람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우울감 때문에 시작했다고 말한다. 프로포폴은 불면증이나 우울증에 쓰이는 치료제가 아니다. 프로포폴을 떠올린 의지로 병원을 방문해 지금의 고민과 증상을 이야기하자. 그러면 개인에 맞는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해줄 것이다. 중독되거나 범죄자가 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 방법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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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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