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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겨울이 되면 춥고 여름이 되면 더워진다. 따라서 겨울이 되면 우리 몸도 차가워진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현상 때문에 병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제법 많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대부분 발 시림이나 수족냉증이다. 물론 이런 분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겪는 ‘당연한’ 수준의 증상을 넘어선다.

보통 추운 겨울날 밖에서 손과 발이 꽁꽁 언 채로 집에 들어와도 이불 속에 들어가 있으면 손과 발이 따뜻해지기 마련인데 이런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은 집에만 있어도 발과 하체 등이 시리고 냉기를 느끼며 심하면 여름에도 두꺼운 양말을 착용해야 잠에 들 수 있을 정도다.

하지정맥류가 생긴 다리 하지정맥류가 생긴 다리

이런 불편 때문에 수족냉증이나 발 시림 등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외견상으로는 크게 눈에 띄는 증상이 아니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증상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가 겪는 심적 고통은 상상외로 크다.

여기에 당사자의 심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하나 더 있는데 치료를 위해 병원에 내원해도 저마다의 진단과 치료법이 다 달라 병원 여기저기를 전전한다는 것이다. 사실 수족냉증은 병명이 아니라 손과 발이 차가운 증상을 말할 뿐이다. 즉,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하지정맥류다.

다리에 핏줄이 튀어나오는 것하고 발이 시린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의문이 드시겠지만, 하지정맥류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발과 다리에 냉기가 느껴진다고 하면 쉽게 이해하실 거라 생각이 든다. 우리 몸의 정맥에는 혈액이 심장방향에서 거꾸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판막이 존재하는데 하지정맥류란 이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역류하는, 즉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인 것이다.

이때 혈액이 역류하면서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면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모습이다. 하지정맥류에 의한 발 시림 또는 수족냉증은 결국 정맥 내부 판막의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현재까지의 치료 방법은 수술밖에 없다. 왜냐하면 판막은 일단 한번 손상되면 다시 복구되거나 재생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수술 역시 판막을 복구하는 게 아닌 해당 혈관을 폐쇄하는 방식인데 혈관을 폐쇄함으로써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실제로는 역류하는 혈액을 다른 정맥으로 우회시켜 심부정맥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전체적인 혈액순환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그간 발 시림과 수족냉증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뚜렷한 원인을 못 찾아 치료에 애를 먹으셨다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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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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