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가 체내에 침투, 감염되어 피부세포를 변형시키면 비정상적인 조직이 증식하게 되는데, 이것을 ‘곤지름’이라고 합니다. HPV는 남자와 여자,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남성에게 찾아오는 곤지름은, 주로 성기나 항문 근처 피부에 발생하는 사례가 잦습니다.
사무실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남성실제 남성 곤지름으로 내원하는 사례를 보면, 발생 부위와 형태가 다양합니다. 음경에 좁쌀처럼 작은, 수십 개의 곤지름 조직을 가진 환자. 양쪽 사타구니 전체가 곤지름에 덮인 채로 내원했던 환자, 기저부에 커다란 하나의 곤지름 조직이 있는 경우 등. 환자마다, 감염 유전자형과 발생 부위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지요. 요도 곤지름 때문에 레이저 시술만 수차례 반복한 사례도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 곤지름의 다양한 상황들, 그 속에서 발견되는 특징은 발생 부위와 치료, 회복 속도의 연관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정 부위에 생긴 곤지름은 잘 없어지고, 다른 부위에 생긴 곤지름은 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만, 곤지름의 발생 부위가 여러 부위일수록, 또한 곤지름 조직의 크기가 클수록 치료와 회복 기간이 더 소요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남성들은 HPV에 감염이 잘 안 된다’라는 오해가 꽤 퍼져 있습니다. 물론 남성 생식기 구조와 특성상, 여성에 비해 바이러스 침투나 감염이 덜 용이한 것은 사실입니다. 체내 환경적 특징 때문이지요.
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HPV의 감염 가능성은 남자든 여자든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지 않은 것이지요. 누구든 감염될 수 있는 겁니다.
위생관리와 예방 활동을 통해 HPV의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감염을 100% 예방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HPV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면역치료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습니다.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도 면역력이 좋아지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가 없어지면 곤지름 조직은 자연히 사라집니다. 만약 곤지름이 의심된다면, 현재 내 몸의 면역상태, HPV 바이러스에 대응할 능력은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유병국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