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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폐

폐암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암이다. 2016년 통계에서는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한 총 78,194명 중 23%인 17,963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며 가장 높은 암 사망률을 기록했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35.1명에 이르는 것. 예전에는 흡연하는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암이었지만 최근 여성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져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세계보건기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향후 유방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자는 감소하지만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늘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20년 이상 폐암과 식도암 수술을 전담하며 폐암수술 권위자로 알려진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오태윤 교수(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에게 발병 위험이 커지는 폐암의 진단과 흉강경 수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오태윤 교수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오태윤 교수

일반적으로 심장수술을 주로 한다고 알려진 흉부외과에서 폐암수술의 대가가 될 수 있었던 계기는?

흉부외과의 원래 명칭은 흉부심장혈관외과로 심장은 물론 흉부에 위치한 폐와 식도, 전신 혈관을 다룬다. 부친이 암으로 작고하시고 모친이 암 수술과 투병을 하셔 심혈관계 질환만큼이나 암에 대한 관심이 일찍이 높았다. 폐암 환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도 많아졌지만 흉부외과에서는 심장 수술을 주로 담당해 폐암수술에 매진할 의사가 절실했다. 수술이 시급한 폐암 환자를 위해 1997년경부터 폐암수술을 본격적으로 담당했고 폐암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해 강북삼성병원 내 호흡기내과∙혈액종양내과∙병리과∙영상의학과∙핵의학과 등과 함께 ‘폐암연구회’를 발족했다. 환자 내원 시, 활발한 협업을 통해 빠른 진단과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 신속한 처치 등이 가능하며 각종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폐암의 종류와 발병 원인은?

폐에서 암이 시작된 것을 원발성 폐암이라고 하며 원발성 폐암 중 비소세포암이 80~85%, 소세포암이 15~20%를 차지한다. 비소세포암은 특성에 따라 편평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편평선세포암, 세기관지폐포암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폐암 유발 원인으로는 흡연, 대기오염, 석면과 라돈 등 오염물질, 기존의 폐질환, 유전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다면 발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가량 높다. 흡연은 기간과 양에 비례해 발암 위험이 증가하며 금연을 시작해도 15~20년 동안은 흡연 이력이 없는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폐암의 초기 증상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폐암을 눈치챌 수 있는 징후는?

초기 폐암의 경우에 환자 자신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다만 폐암이 진행되면서 기침이나 흉통, 호흡곤란, 객혈, 쉰 목소리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이미 3기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염려가 되는 경우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흡연 경력,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사소하더라도 의심할 만한 징후가 보이면 바로 흉부 단순 방사선촬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폐암학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CT를 통한 조기검진 덕분에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2015년에 발표한 폐암 검진권고안을 따라 55~74세 남녀 중 30갑년 이상 흡연자는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흡연자의 폐흡연자의 폐

폐암은 말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서 수술률이 높지 않을 듯하다.

폐암을 병기 중 말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의외로 초기에 발견하는 비율도 높다. 특히 국가건강검진을 비롯해 각종 건강검진이 일상화되어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초기에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1기에서 발견하는 비율이 약 35%이고 2기와 3기 발견 비율이 각각 10~15%이며, 4기 발견 비율이 약 45%이다. 폐암은 일반적으로 3기 초까지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폐암 환자 수술 비중은 50% 이상으로 나타난다. 평균 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건강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검진과 관련한 의료 비용은 비교적 낮아 폐암 조기 발견과 이에 따른 수술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

환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어느 병기까지 수술이 가능할까?

폐암의 병기는 종양 크기, 개수, 위치와 림프절 전이 상태, 전신 전이 상태에 따라 1~4기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3A기까지 수술이 가능하고, 4기라고 하더라도 항암 및 방사선치료 후 3기로 완화되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1기와 2기는 흉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고 3기에서 심장에 가까운 임파절까지 종양이 퍼졌다면 일부 개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 시에는 발병 부위뿐만 아니라 임파절에 퍼진 암세포를 잘 확인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폐암 흉강경 수술의 장단점과 특징은?

내시경을 사용하는 흉강경 수술이 시작된 것은 2000년 초반부터이다. 흉강경 수술을 시행하면 개흉술보다 절개 부위가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은 물론 카메라를 사용해 발병 부위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개흉을 해서 들여다보면 더 잘 보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최첨단 성능의 내시경 카메라를 사용하면 수술 부위를 4배가량 확대해 더욱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요즘은 거의 모든 수술을 흉강경을 기본으로 시행하고 개흉수술을 한다고 해도 흉강경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종양을 체외로 꺼내기 위한 절개창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개흉수술의 절개 부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일부이다.

흉강경 수술의 장점은 절개 범위가 줄어든 만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다. 특히 체력과 면역력이 낮아진 암환자에게 흉강경 수술은 여러모로 유리하고 이익이 많다. 하지만 폐렴이나 결핵으로 인해 늑막염을 앓았던 경우와 갈비뼈에 외상이 있었던 환자, 개흉술을 이미 받았던 전력이 있는 환자 중에서 늑막 유착이 심한 경우는 흉강경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다.

흉부외과 오태윤 교수 수술실흉부외과 오태윤 교수 수술실

수술 시 폐의 절제 범위는 어떻게 결정될까?

이상세포 크기가 1.5~2cm로 비교적 작은 결절인지, 2cm 이상인 종양인지 그 크기와 발생 위치를 고려해 절제 범위를 결정한다. 쐐기절제술은 종양과 그 주변 작은 범위 조직을 쐐기 모양으로 절제하는 방법이다. 종양 크기가 작고 위치가 말초인 경우, 병기가 초기일 때 시행할 수 있다. 오른쪽 폐는 상중하 세 개의 엽으로, 왼쪽 폐는 상하 두 개의 엽으로 구성된다. 이 폐엽을 제거하는 수술법이 엽절제술로, 종양이 엽에 걸쳐 있을 경우에는 한 개 이상의 폐엽을 절제해야 한다. 이를 양엽절제술이라고 하고 엽이 세 개인 오른쪽 폐에서만 가능하며 왼쪽 폐에서 시술하면 전폐절제가 된다. 수술 전 정밀검진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전폐절제를 해도 호흡과 생명 유지에는 지장이 없다. 분절절제술은 수술 범위가 엽절제술보다는 작고 쐐기절제술보다는 넓은 분절 단위로 시행하며 가능 조건은 쐐기절제술과 비슷하다.

소세포폐암은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수술이 힘들다고 들었다.

기관지에 주로 생기는 소세포암은 세포분열이 빠르고 분화가 잘되며 초기 발견도 힘들다. 기침이 심해져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3기에 발견되고 이때는 이미 폐암 세포가 혈관과 림프절을 따라 몸 전체를 흐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발병 시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하고 수술할 수 있는 경우는 아주 초기에 발견되는 10% 이하다. 초기 약물치료는 잘 되지만 재발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노화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면 수술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대략 어느 연령대까지 수술이 가능한지?

수술 가능 여부는 ‘일상생활 수행척도’라는 검사를 통해 결정한다. 폐 기능을 비롯해 각종 신체 기능을 확인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80대 환자도 수술이 가능하면 시행하는 추세인 만큼 나이는 상대적 고려 대상일 뿐 절대적 고려 기준이 아니다.

폐암 수술 후 회복 기간은? 운동으로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을까?

개흉수술 후에는 회복을 돕는 운동이 필요하다. 우선 큰 숨을 쉬는 것이 첫 단계로 이후에는 어깨와 팔을 돌리면서 근육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흉강경 수술은 2주만 지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개흉수술은 정상 생활까지 한두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흉강경 수술 환자는 비교적 회복이 빠른 편이고 상태에 따라 5일 만에 퇴원할 수도 있다.

오태윤 교수오태윤 교수

오태윤 교수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과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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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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