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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음식을 삼키면 식도를 지나 위장에 도착하기까지 물, 음료수 등 액체류는 2초, 밥, 과자 등 고형류는 9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음식물이 식도를 지나는 데 단 1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렇게 식도는 음식이 잠깐 스치듯 지나는 길일뿐일까?

사실 식도는 음식물이 아래로 잘 내려갈 수 있도록 연동운동을 할 뿐만 아니라 상부식도괄약근과 하부식도괄약근이 각각 식도에서 구강으로, 위장에서 식도로 음식물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중요한 소화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 위치상 주변에 간, 위, 폐 등 주요 장기와 혈관이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간경화는 식도정맥류를 자극하고, 식도정맥류가 파열되면 과다출혈로 인해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에 식도에 생길 수 있는 중요한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식도질환 - 구토를 호소하는 남성식도질환 - 구토를 호소하는 남성

▲ 역류성 식도염 = 식도를 타고 내려간 음식이 오히려 위산과 함께 역류하면서 생기는 질환이 역류성 식도염이다. 식후에 바로 눕기, 폭식, 불규칙한 식사, 탄산음료, 카페인, 술, 흡연, 비만 등은 모두 복압을 높이거나 식도괄약근을 약하게 하여 식도 역류를 자극하는 요인들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 성상훈 원장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대해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하는 양성자펌프억제제가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며,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좀 더 지속적인 산 억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치유된 후에도 약을 끊으면 재발률이 높은데, 이는 치료제가 위산분비를 억제하여 식도의 염증을 개선할 수는 있어도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바렛 식도 = 바렛 식도는 위와 연결된 하부식도 점막이 위산 역류로 장기간 위산에 노출되면서 본래의 식도 조직이 아닌 위장의 조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바렛 식도는 위산 역류가 가장 큰 문제이며, 예방법은 역류성 식도염 예방법과 같다.

한편, 바렛 식도는 식도선암의 주요 위험인자이므로 조직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한번 진행된 바렛 식도는 다시 호전되지 않으므로 진단 후에는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식도협착 =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것으로 삼킴곤란증이라고도 한다. 식도협착은 식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일반 고형 음식물을 먹기 힘들어지다가 심하면 물도 삼키기 어려워진다. 역류성 식도염, 소화성 궤양, 결핵 흡연, 빙초산·세척제와 같은 부식제 삼킴 등이 원인이며, 종양 제거 등의 수술치료 후 식도가 좁아져 협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식도질환식도질환

▲ 식도 게실 = 식도 점막이 당기거나 밀려서 식도 안쪽에 주머니 모양의 넓은 공간이 생기는 것으로 병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식도 위쪽 인두부 점막에 생기는 젠커(Zenker) 게실은 자세를 구부리거나 누울 때 게실에 가득 찬 음식이 역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흡인성 폐렴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침이나 음식물이 넘어오는 증상이 심하면 수술 등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 식도정맥류 = 정맥류는 정맥혈관이 늘어지고 부풀어 오르는 것으로 간경화 환자에서 문맥압이 상승하면 식도 정맥에 혈류가 증가하여 정맥류가 생긴다. 이 정맥 혈관이 파열되면 출혈이 발생하는데 간경화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 가벼운 출혈인 경우에는 흑변을 보게 되고 출혈이 심하면 위에 혈액이 고여 메스꺼움, 토혈 등을 동반하게 된다.

▲ 식도 용종 = 식도 용종 즉 식도 양성 종양 대부분은 평활근종으로 치료가 거의 필요치 않으나 그 크기나 위치, 증상 등에 따라 제거 여부를 결정한다. 식도 내경은 1.5~2.5cm이므로 대개 2cm 이상으로 식도의 부분폐쇄를 유발할 정도로 크거나 가슴 통증, 연하곤란, 이물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면 제거 수술을 시행한다.

▲ 식도암 = 식도암은 암이 생긴 위치와 종양세포의 형태에 따라 나누며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식도암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생활습관은 과음, 흡연이며, 술·담배를 같이 하면 식도암의 위험성이 100배 가까이 증가한다. 또 영양적으로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채소, 과일 섭취가 부족한 경우, 탄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 식도암 위험이 커진다.

식도는 잘 늘어나는 특성이 있어서 식도암의 크기가 작으면 증상을 거의 느낄 수가 없으며, 크기가 커지고 침범 부위가 넓어짐에 따라 연하곤란, 이물감, 식사량 감소에 따른 체중감소 및 영양실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식도 역류와 그로 인한 기침이나 객혈, 흡인성 폐렴, 후두신경 침범 시 쉰 목소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 말로리-바이스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 = 계속된 구토, 오심 증상 후 위 내용물이 매우 높은 압력으로 식도로 역류하면서 위와 식도를 잇는 점막이 찢어져 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식도 열상이라고도 하며, 특별한 통증은 없지만, 간혹 식도 점막이 찢어질 때 예리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으며, 속이 불편하다가 피를 토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위궤양이나 식도정맥류에 의한 토혈은 피만 주로 토하지만,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인 경우에는 구역질 후 음식물에 피가 섞인 형태로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층은 주로 30~40대 중년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4배 더 많이 발생하며, 상부 위장관 출혈 원인의 약 5~10%를 차지한다. 출혈이 심하지 않으면 별다른 치료 없이 손상된 점막이 자연치유되므로 경과를 지켜보지만, 구토와 출혈이 심하면 지혈제, 수혈, 수액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점막 손상의 정도나 천공은 없는지 등을 살피고, 필요 시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바로 지혈치료를 할 수도 있다.

식도 점막이 찢어질 정도로 구토를 계속하게 되는 원인은 대부분 ‘음주’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셔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지면 뇌의 연수에서 과도한 알코올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구토를 지시한다. 음주 후 일부러 구토를 유발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도 식도염은 물론 말로리-바이스 증후군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주 외에 반복성 구토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식도정맥류, 멀미, 식중독, 심한 기침 등이 있다.

▲ 뵈르하베 증후군(Boerhaave Syndrome) = 뵈르하베 증후군은 심한 구토 등으로 식도 내압이 상승하면서 식도에 천공이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식도 천공을 유발할 정도로 식도 내압을 상승시키는 구토, 기침, 천식, 출산, 배변,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식도 천공은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인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전격성 종격동염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한다. 종격동염이란 폐, 심장, 대동맥, 식도 등 중요한 장기가 모여있는 종격동에 감염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 현일식 원장은 “일부러 구토를 하는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면서 “심한 경우 구토 시 식도 부위의 점막이 깊게 파이면서 출혈이 되고, 그보다 더 깊게 파이면 식도가 터지면서 ‘뵈르하베 증후군’이라는 무서운 병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뵈르하베 증후군으로 종격동염이 생겨 패혈증이 급속히 진행되면 응급수술을 하더라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사율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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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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