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수라고 하는데 약을 먹어야 할까요?”
만성 소화불량이나 위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진찰이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자신이 ‘위하수’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종종 하는 질문이다. 위하수(gastroptosis)는 위장이 다른 사람들보다 아래로, 심하면 배꼽 아래 골반까지 처져 있는 것을 말한다. 또는 폭포 위, 폭포상 위(cascade stomach)라고도 한다.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사 김원철 원장은 하이닥 건강 Q&A에서 “위하수는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위하수 자체가 소화불량 등 증상이나 다른 질환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남성◆ 위하수는 마른 체형과 관련성 높아
선천적인 위하수는 흔히 마른 체형의 사람에서 관찰된다. 복강 내에서 위장을 지지하는 복부지방의 양이 적어 해부학적으로 위장이 아래로 처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증상이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기 증상과 연관될 거라 의심됐지만 위하수 자체가 어떤 증상이나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따라서 위하수는 체형 변화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 위하수 자극하는 무리한 다이어트
강북삼성병원이 자체 종합검진센터에서 위장조영술을 받은 32,274명의 위 모양을 관찰한 결과, 이들의 3.5%인 1,154명에서 위하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위하수로 진단받은 20대 여성 109명 중 72%에 해당하는 78명은 마른 체형이라 할 수 있는 BMI 20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에서 위하수 증세가 많은 것은 선천적인 체형도 있겠지만 몸매관리를 위한 무리한 다이어트로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 위하수라면 위무력증 조심해야
앞서 언급했듯 위하수 자체가 어떤 심각한 증상을 유발해 치료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하수가 있는 경우 ‘위무력증’ 발생 빈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위하수 현상으로 위장이 늘어진 곳에 섭취한 음식이 고여 정체되기 쉽고, 위하수로 인해 위의 중요한 소화작용인 연동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무력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는 소화불량은 물론 속 쓰림,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트림,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노이로제(신경증), 전신무력증 등을 유발하고, 소화기 증상이 심해지면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 위하수 완화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수칙
1.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식사는 조금씩, 여러 번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또 식사할 때 물을 많이 마시지 말고, 식간을 이용해 수분 보충을 하도록 한다.
2. 위장기능이 같은 시간대에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유지한다.
3. 영양가가 높으면서 소화가 쉬운 음식 위주로 섭취하고, 위장을 자극하는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한다.
4. 식후에는 무리하지 않고, 20~30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5. 위장운동을 방해하는 흡연은 절대 금물이다.
6. 너무 마른 체형이라면 체중증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7. 상체를 압박하고 복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너무 꽉 끼는 코르셋이나 허리벨트 등의 착용을 자제한다.
8. 위장의 위치를 바로잡아줄 수 있도록 윗몸 일으키기, 플랭크 자세와 같은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9. 위장이 치우친 반대편인 오른편으로 눕는 것도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10. 계속되는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 증상은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염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