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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바로 누워 자는 게 소원이라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
강직성 척추염은 치료 없이 방치되면 S자 곡선의 척추가 아닌 ‘대나무 척추’라고 할 정도로 척추가 굳고 변형된다. 어느 관절에도 염증이 침범할 수 있으며, 특히 발꿈치에 염증이 생기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진다.

강직성 척추염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남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남자가 여자보다 3.71배 정도 많고, 여자환자는 드문 편이며, 발병해도 증상이 가벼운 수준이다. 전체 인구의 0.5% 미만에서 발생해, 대략 3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상 후 통증을 호소하는 남성기상 후 통증을 호소하는 남성

지난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류마티스질환의 진단과 치료’ 건강강좌에서 류마티스내과 김용길 교수는 “증상이 심한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잘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하거나 바로 눕기가 어려워 앉아서 자야 할 정도로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심한 경우 척추를 잘게 쪼개는 위험한 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완치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통증과 경직(뻣뻣함)을 줄여서 정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치료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직성 척추염의 조기발견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조기발견을 위한 강직성 척추염 증상 바로 알기

척추척추

강직성 척추염에서의 요통은 일반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 관절 손상 질환과 달리 아파서 밤에 자다가 깰 정도로 가만히 있으면 아프고, 움직이면 증상이 나아진다. 그 외 강직성 척추염의 특징은 △서서히 발생해 오래 지속되는 요통 △아침에 일어날 때나 같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때 심한 요통 △가만히 있을 때보다 활동할수록 나아지는 요통 △고관절이나 무릎 관절의 통증과 부종, 열감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인한 발뒤꿈치 통증 △천장관절에 생긴 염증 △염증이 퍼질수록 심해지는 척추 운동 능력 저하 △목과 허리의 변형과 통증 △포도막염 △대동맥염 등 심혈관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염 △건선, 피부괴사 등 관절을 비롯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김용길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의 80%는 과격한 운동이나 여성이 출산할 때 쓰는 관절인 천장관절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강직성 척추염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천장관절염’의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X-ray 검사상 음성이어도 국소 MRI 검사를 통해 천장관절의 염증 소견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염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염증 질환은 수명과도 연관된다. 전문가들은 염증이 조절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 2~3년 정도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별한 치료제 없는 강직성 척추염, 꾸준한 개인 맞춤 치료해야

척추척추

강직성 척추염은 특별한 치료제도 없고 치료제가 무조건 잘 듣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개인 맞춤형 치료’이다. A환자에게는 잘 듣는 치료제가 B환자에게는 맞지 않는 등 개개인에 따라 치료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반드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 약물치료

-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제 = 통증과 뻣뻣함을 완화해주고 관절의 운동을 도와 척추 강직을 막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소화장애 관리를 위해 위장약과 함께 복용하거나 식사와 함께 복용하도록 권한다. 개인에 가장 잘 맞고 부작용이 적은 약을 찾기 위해 치료 중 약의 종류는 달라질 수 있으며,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도록 한다.

- 항류마티스 약물: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또는 메토트렉세이트(MTX, methotrexate) = 항류마티스 약물은 엉덩 관절이나 무릎 관절에 동반된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설파살라진과 메토트렉세이트는 복용한 지 2~3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며 약물복용 주기는 설파살라진은 매일, 메토트렉세이트는 주 1회이다. 설파살라진의 부작용으로는 오심, 복부 통증, 피부발진, 간 기능 이상 등이, 메토트렉세이트의 부작용으로는 오심, 식욕저하, 구내염, 간섬유화, 폐질환 등이 있으며 부작용 조절을 위해 엽산을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임신을 앞두고 있다면 남녀 모두 최소 임신 3개월 전에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

-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TNF inhibitors) = 2000년대 들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강직성 척추염의 증상이 심하고 기존 치료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서 통증, 운동기능, 염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엔브렐 주, 레미케이드 주, 휴미라 주, 심포니 주 등이 있으며, 이들 제제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어 강직성 척추염의 중요한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 항인터루킨-17A 억제제 = 차기 치료제로 꼽히며, 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가 잘 듣지 않는 경우 2차 약제로 사용할 수 있다.

△ 운동치료

기상 후 스트레칭기상 후 스트레칭

전체적인 신체 능력 향상에 좋은 운동은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고 근육을 강화해 관절의 안정성을 도와 관절 변형을 예방해준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 모두가 운동 치료 대상이 되며, 특히 초기일수록 중요하다.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력강화 운동보다는 스트레칭 같은 유연성을 좋게 하는 운동이 좋다. 무리하지 말고 약한 강도부터 서서히 강도를 높이며, 1시간 이내로 시행한다.

- 매일 아침 기상 후 스트레칭 하기
- 흉곽을 유연하게 하는 심호흡 운동하기
- 운동 전에는 반드시 5분 정도 준비운동하기
- 운동 후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통증이 생기면 뜨거운 물에 목욕이나 샤워로 풀어주기
- 증상이 심한 시기나 급성기는 피하고, 컨디션이 가장 좋고 통증이 가장 적을 때 운동하기

김용길 교수는 “관절의 변형을 막고 유연성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강직성 척추염이 진행되면서 동반되는 체중감소와 심한 피로감 개선을 위해 적절한 휴식과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직성 척추염의 5% 정도는 투약 없이도 증상이 조절되는 경우가 있으며, 90% 이상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므로 약물치료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고, “이미 변형된 관절은 회복이 어려우므로 조기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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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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