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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복부 오른쪽과 왼쪽에 하나씩, 한 쌍으로 존재하는 콩팥, 즉 신장은 노폐물 배설과 신체 항상성 유지를 관장하는 주요 기관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신부전의 원인은 지역이나 연령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주요 발병 원인은 당뇨병성 신장질환, 고혈압 및 사구체신염이며, 2017년 기준 국내 말기신부전의 원인은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49%, 고혈압 21%, 사구체신염이 8%를 차지한다. 2016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270만명으로 지난 5년간 20% 이상 늘었고 해마다 증가하는 실정이다. 당뇨병 합병증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당뇨병성 신장질환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박철휘 교수에게 알아보았다.

신장과 의료진신장과 의료진

신장은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우선 체액, 수분과 전해질을 정상범위로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합니다.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 등 체내 대사산물 배설과 독소와 약물의 배설 및 해독, 에리스로포이에틴에 의한 조혈 기능 등을 하며 칼슘대사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와 활성화에도 작용합니다.

신장의 건강 상태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혈액과 소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소변 검사에서 혈뇨와 단백뇨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혈액에서 혈중 크레아티닌을 측정하고 사구체 여과율을 검사합니다. 혈중 크레아티닌의 정상 범위는 남성 0.7~1.2mg/dL, 여성 0.6~1.1mg/dL으로 봅니다. 최근 사구체 여과율을 기준으로 신기능을 평가하는데 정상인의 사구체 여과율은 90~125mL/분/1.73㎡입니다.

만성콩팥병의 초기 증상이 있을까요?

신장질환은 검사를 통해 단백뇨와 혈뇨를 확인할 수 있는 1단계부터 투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인 5단계까지 나눌 수 있습니다. 1~3단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검사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만성콩팥병이 진행할수록 사구체와 세뇨수집관이 손상되면서 신장의 크기가 작아집니다. 예외로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더라도 신장의 크기가 작아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기를 지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로, 가려움증, 식욕부진, 빈뇨 등이 나타나고 말기신부전에 이르면 호흡곤란, 구토 등 투석이나 신장이식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만성신장질환 환자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신장질환 환자수도 늘고 있습니다. 신장 기능은 만 40세까지는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해마다 0.5~1%씩 감소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노년 인구가 많아질수록 만성콩팥병의 위험요인인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환자수도 함께 증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어 만성신장질환 위험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3.7%가 당뇨환자였고 2030년에는 700만 명 이상, 즉 전체 인구의 14.3%가 당뇨를 앓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당뇨 환자가 30.4%까지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신장신장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왜 발생하나요?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혈관질환으로는 미세혈관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콩팥병증∙신경병증 등과 대혈관합병증인 동맥경화증∙심뇌혈관질환∙말초혈관질환 등이 있습니다. 신장은 대부분 미세혈관으로 이루어진 장기인만큼 혈관합병증에 더욱 취약합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이 혈관을 손상시키는 주요 원인이고 당뇨병에서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역시 혈관 손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유전으로 인한 1형당뇨병과 후천적인 2형당뇨병에서 나타나는 신장합병증에는 차이가 있나요?

1형당뇨병 환자의 당뇨성 신장질환 발생률이10% 이하라면 2형당뇨병에서는 90% 이상으로 나타납니다. 1형당뇨병은 당뇨 진단 후 일정기간이 경과 후, 약 5년이 지나면서 신장에 합병증이 나타나지만 2형당뇨병은 진단받는 순간부터 상당수 환자에서 신장합병증이 나타나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2형당뇨병은 혈압과 혈당 등을 더 엄격히 관리해야 신장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특히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사망률이 높습니다. 2형당뇨병 환자에서 비당뇨 환자에 비해 뇌경색은 4.7배, 허혈성 심질환은 4.2배 및 뇌출혈 2.4배의 사망률이 나타납니다. 만성신부전증 3기 이상 환자 100명을 조사하면 10년 후 6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심혈관질환 등 다른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말기신부전증으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당뇨병에 의한 신장손상 후 신장기능의 완전한 회복이 어려우므로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세포들은 대사기억 기능이 있으므로 초창기 치료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초기부터 가능한 한 빨리 적극적으로 당뇨를 치료함으로써 신장의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혈당을 측정하는 성인혈당을 측정하는 성인

그렇다면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철저한 혈당 조절이 필수입니다. 고혈압 관리도 병행해야 합니다.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130/80mmHg 내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물을 사용해 레닌-안지오텐신계 활동을 억제하고 단백질과 염분 섭취를 조절합니다. 비만하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입니다. 불필요한 진통소염제, 항생제, 이뇨제, 방사선 조영제와 해가 될 수 있는 한약 등은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에서 혈압 조절과 당뇨조절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초기에는 당뇨조절이 더 중요하지만 미세알부민뇨가 거대알부민뇨가 된다면 혈압조절이 더 중요합니다. 혈당은 초기에는 관리 목표를 당화혈색소 6.5% 이하, 공복혈당 70~110mg/dL, 식후 최고혈당을 90~140mg/dL으로 잡지만 신장질환을 관리하는 단계에서는 당화혈색소 7.0% 이하, 공복혈당 90~130mg/dL, 식후 최고혈당 180mg/dL으로 잡습니다. 일반 고혈압은 관리 수치를 140/90mmHg로 보지만, 만성신장질환에서는 130/80mmHg를 기준으로 봅니다.

인슐린 치료는 언제 필요한가요?

신장기능이 손상된 환자라면 인슐린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당화혈색소치가 10.5% 이상이거나 경구 혈당강하제 병합요법 실패 시에는 초기에 인슐린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장질환이 말기에 이르기 전과 심지어 말기 신대체요법을 시행하는 환자에 있어서도 적절한 혈당조절은 당뇨병에 의한 병원 입원률과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질환의 적극적 치료를 위해 신장내과 전문의를 방문해야 하는 적절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미국, 캐나다 및 영국 당뇨학회에서는 사구체 여과률이 60ml/min/1.73㎡ 이하이고 혈청 크레아티닌이 1.7mg/dL 이상일 때를 추천합니다. 최근 사구체 여과률이 30ml/min/1.73㎡ 이하인 경우는 반드시 신장내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1형당뇨병 환자에서 단백뇨가 당뇨병 발생 10년 미만인 경우에 나오거나, 망막증과 말초 신경염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을 때, 혈뇨를 동반할 때, 갑자기 심한 단백뇨를 동반할 때,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가 1년에 10ml/min 이상일 때, 신장 초음파상 비정상적 소견이 관찰될 때 등은 바로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말기 시 투석을 비롯해 어떠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가요?

말기에는 단백질과 염분 섭취량을 제한하는 영양 관리를 기본으로, 골이영양증 관리, 빈혈 예방 및 고혈압 억제를 위한 약물 복용,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진행해야 합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에서는 다른 질환에 비해 더 이른 시기인 사구체 여과률 15ml/min에서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것을 권합니다. 이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영양결핍이 상대적으로 심하고, 사망률이 비당뇨병 환자보다 2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말기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혈액투석, 복막투석 또는 신장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의 조기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최선의 신대체요법 치료로는 신장 이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박철휘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박철휘 교수

박철휘 교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임상분과장, 인공신장실장

가톨릭대학교 내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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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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