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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건강한 즐거움이 되어야 할 부부관계가 고역으로 느껴지기만 하는 질환들이 있습니다. ‘외음전정염(외음부 전정염)’ 역시 이러한 질환 중 하나로, 성관계시 외음이라 부르는 회음부 주위가 유난히 아픈 질환입니다. 외음전정염 또는 유발성전정통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관계할 때, 질 겉부분이 유난히 아프고 쓰리다면 외음전정염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외음전정염은 성교통의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외음부는 치골 상단에서 회음부(항문 전면)까지를 의미합니다. 이 중에서도 전정은 소음순과 클리토리스의 안쪽, 질 입구와 요도 주위의 가장 깊숙한 부분을 가리킵니다. 외음전정염은 전정부위를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심한 통증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보통 성관계 시나 탐폰을 넣을 때 등 직접 자극에 의해 통증이 생기지만, 심한 경우 자극 없이도 통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정염’이라는 병명 때문에 흔히들 ‘염증’ 때문에 그런가 싶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염증 때문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소염제나 항생제를 먹어도 통증은 완화되지 않아 성관계는 물론, 심한 경우 자전거에 앉았을 때 쓰리거나 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여성침대에 누워있는 여성

외음전정염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여러 번 감염이 반복되다 보면, 혹은 자극물질에 의한 염증반응, 피임약이나 폐경 등에 의한 호르몬 변화, 골반 근육의 과도한 긴장(과긴장성 골반저 기능장애) 등에 의한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외음전정염은 한의학에서는 음종(陰縱), 음축(陰縮), 음종(陰腫), 음창(陰瘡), 음랭(陰冷), 교접출혈(交接出血)에 해당합니다. 동의보감 부인문에는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부인의 음문이 허는 것은 칠정(七情)으로 몰린 화(火)가 간비(肝脾)를 손상해 습열(濕熱)이 아래로 몰렸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음부가 축축하면서 가렵고 긁으면 진물이 나오며 아픈 것은 지나치게 근심하거나 생각하여 상했기 때문이다. 성교 시 피가 나오면서 아픈 것은 성생활을 하다가 상한 것인데, 이것은 간화(肝火)가 비(脾)를 동하게 하여 비(脾)가 혈(血)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외음전정염을 비롯한 외음부 질환은 간화(肝火)와 관련이 깊습니다. 간 경락은 여성의 하복부, 비뇨생식기계와 연관성이 많은 경락입니다. 장기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간에 화가 심해져 대소변의 잔변감이 생기고 별것 아닌 일에 쉽게 짜증이 나며 감정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위로 열이 떠서 깊은 잠을 자기 어려워지고 생리통, 생리불순, 하복부 불편감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간화로 인한 것만은 아닙니다. 하복부가 차가워지고 기능적으로 저하되어 생기는 허증(虛證)도 있으며, 체액순환이 잘 안 되어 붓고 쳐지는 습열(濕熱)도 있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찾아 치료하고, 골반강 순환을 돕는 복식호흡, 온찜질 등을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엉덩이와 하복부 등 많이 뭉친 자리를 찾아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한의학에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통증은 기혈순환이 막혀서 오는 것이므로, 통하게 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몸이 너무 약해져 기혈(氣血)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통하게 해도 통할 것이 없습니다.

특히 외음전정염을 방치할 경우, 임신을 계획하는 부부의 경우라면 난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통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골반저과긴장성장애, 질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길 권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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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여우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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