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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1985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통해 5천여 명에게 제2의 생명을 선사했던 안혁 교수가 분당제생병원에서 새로운 의술 인생을 펼친다. 의사들이 선정한 최고의 흉부외과 명의, 전국 흉부의과 전문의들의 스승, EBS 선정 명의 등으로 유명한 안혁 교수에게 현대인의 심장 건강과 관련 질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흉부외과 명의 안혁 교수

판막성형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하셨다고 들었다.

판막성형술은 주로 승모판막폐쇄부전증과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 승모판막폐쇄부전증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혈류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질환이고,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은 대동맥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대동맥으로 일단 유출되었던 혈액이 좌심실로 다시 역류하는 질환이다.

병변에 따라 판막을 완전히 제거하고 인공판막으로 치환하는 판막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인공판막에는 동물의 판막이나 심낭조직을 사용해서 제작하는 조직판막과 특수합금으로 제작한 기계판막이 있다. 기계판막은 내구성이 좋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체내에서 이물질로 인식되어 혈전이 생겨 판막의 기능을 상실하거나, 혈전이 떨어져 나가서 뇌졸중을 일으키는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항응고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조직판막은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수술 후 15년을 전후해 석회화나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 등 내구성이 좋지 않아 재수술이 필요하다. 즉 인공판막을 사용하면 심실 기능의 보전에 지장이 있을 수 있고 판막의 종류에 따라 평생 또는 일정 기간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거나 재수술을 감행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다.

판막성형술은 본인의 판막을 최대한 고쳐 사용하는 방법으로, 심장 기능을 정상화하면서도 판막치환술과 달리 항응고제 복용이나 재수술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으며 혈류역학적으로도 인공판막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단, 승모판막폐쇄부전의 경우에는 90% 이상에서 성형술이 가능하지만 대동맥판막폐쇄부전에서는 30~40%만 성형술이 가능하다.

청진기로 진료하는 의료진

최근에는 대동맥판막협착증 발생도 많아진다고 한다.

심장질환의 위험인자는 다양하지만 최근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심장 판막질환 중 대동맥판막협착증도 최근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심장에는 혈류가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네 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매일 10만 번 이상 열리고 닫히는데 노화가 되면서 칼슘이 퇴적되어 판막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면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좁아진다. 이렇게 대동맥 판막이 제대로 열리지 않게 되면 운동 시 호흡곤란, 흉통, 혹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최근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를 위해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 즉 타비(TAVI: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시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시술 가격이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또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대개 15% 이상의 수술 사망률이 예상되는 경우, 즉 80세 이상 고령이고 타 장기에 여러 부전이 동반된 환자, 암이나 뇌졸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적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외에는 대부분 수술적 판막 치환술을 적용해 97% 이상의 성공률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원칙적인 진료와 미국심장학회의 수술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맥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동맥질환은 대동맥류, 즉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는 증상이다. 대동맥의 직경이 정상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나면 파열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CT 검사에서 대동맥 크기가 5.5cm 이상이라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주요 대동맥질환으로는 대동맥박리증을 들 수 있다. 대동맥의 내막과 중막 사이에 파열이 생기고 이를 따라 대동맥벽의 박리가 일어나면서 파열이 되거나 급성 대동맥판막 폐쇄부전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한 사망률은 증상 발생 이후 시간당 2%에 이르러 24시간 내 사망률이 50%, 48시간 내 90% 가까이 사망하는 굉장히 위험한 질환이다.

따라서 심한 흉통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고 CT 촬영을 통해 급성심근경색증과 감별한 후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빠른 수술을 시행할 경우 90~95%의 수술 성공률을 거둘 수 있다.

흉통을 호소하는 남성

심장질환이 한국인 사망원인 2위다.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국민의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환자가 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매우 길어져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심장질환, 즉 판막과 대동맥질환 빈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로써 심장질환이 사망원인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급성심장마비도 한국인에게 유독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급성심장마비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심근경색이고 부정맥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부정맥의 원인 질환중 HOCM(비후성폐쇄성심근증)의 유전이 관여하는 선천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급성심장마비에서 유전성은 영향력이 작다고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인에서 서양보다 선천성이첨판막 비율이 높은데 이로 인해 심장마비 발병률이 높다고 볼 수는 있다. 이 질환은 세 개로 구성되어야 하는 대동맥 판엽 중 두 개가 갈라지지 않아 이엽판막으로 태어나는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어린 시절에는 증상이 없다가 50대 이후, 60대 가까이 되어야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종 심장질환을 의심할만한 증상은?

계단을 오를 때, 등산 등 운동 시에 호흡곤란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흔히 “나이가 들어서 숨이 차다”고 말하지만 심장을 비롯해 건강에 문제가 있어 숨이 찬 경우가 흔히 있을 수 있다. 흉통과 불규칙한 맥박, 즉 부정맥 증상도 경계해야 하며, 특히 이유 없이 피로감이 심해지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까?

앞에서도 말했듯 심장질환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고콜레스테롤과 지방, 당뇨병, 흡연, 스트레스 등이다. 이 중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고혈압으로, 모든 질환은 혈관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사망을 자연사라고 하지만 사실 이 역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혈압 등 혈관 건강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지속적인 스트레스 해소 역시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심장과 건강

30~40대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비롯해 각종 암 검사를 권고하듯 정기적인 심장 검사도 필수로 보인다.

특정 질환이나 증상이 없어도 50세부터는 1년에 한 번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운동부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협심증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심장질환 환자를 많이 본 의사라면 청진만으로도 심장질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을 잘하는 명의, 심장 수술의 권위자라는 명성이 쉽게 얻은 결실은 아닐 듯하다.

의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끊임없는 노력과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수술도 공부를 해야 늘고 더 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에 대해 애정이 크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진료하며, 내가 하는 모든 수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다.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오신 이유는? 또한 서울대 퇴임 후 여러 길이 있었을 텐데 계속 환자 곁에 남기로 결정하신 이유도 궁금하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중국 교포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면서 동시에 현지 의사들에게 수술 방법을 전수해 더 많은 환자가 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왔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에서 정년퇴직하고, 분당제생병원에 오기로 결심한 것은 서울대병원 재직 시 심장 수술을 진행했던 환자를 계속해서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제일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수술로 살린 생명이 수천이고 그들 중에는 항응고제를 계속 처방받거나 조직판막의 특성상 언젠가는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다. 또한 다른 곳에서 수술을 받은 후 재수술이 필요해 나를 찾는 환자도 많다. 힘이 닿는 한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의사이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안혁 교수

안혁 교수

現 분당제생병원 흉부외과

서울대학교의과대학 명예교수

前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아시아 흉부심장혈관학회 한국대표

前 한국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이사

前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

한국 공공 조직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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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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