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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라거나 "피곤할 때는 당이 필요하다"는 등 우리는 음식에 대한 갈망과 섭취에 대한 비정상적 욕구를 상황과 환경 탓으로 돌리며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생명과 체력 유지를 위해 음식 섭취를 통한 에너지 전달이 필수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감정 표출이나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여기다가는 폭식의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

작가 조지 오웰은 "뚱뚱한 사람은 자신을 건장하다고 표현하지만 행복하지 못하다"며 비만에 대한 염려, 두려움과 편견 등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이 부유해지던 이 시절의 ‘뚱뚱함’이 아닌 현대사회의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에 대한 욕구가 폭식증을 비롯해 각종 식이장애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폭식하는 여성폭식하는 여성

신경성 대식증이나 폭식 장애로 나타나는 폭식증과 신경성 식욕 부진증인 거식증에 대해 다카기 클리닉의 다카기 슈이치로 박사는 "거식증과 폭식증은 드러나는 상태는 완전 반대지만 식이장애라는 같은 뿌리를 가진 마음의 병"이라고 이야기한다. 거식과 폭식의 기저에는 ‘비만에 대한 공포’라는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 스스로 병증을 자각하지 못하는 인지장애 역시 문제가 된다는 두 질환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폭식증의 증상은?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장혜련 원장은 "폭식증은 많은 양의 음식을 단시간 내 먹고, 본인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더 과도하게 먹는 등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증상"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음식을 다시 토하거나 설사약, 이뇨제를 복용하는 증상, 체중과 체형에 대해 심하게 집착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하는 증상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폭식증을 부르는 원인은?

장혜련 원장은 “다양한 유발 원인이 존재하지만 크게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감이 심한 현대에서 발생률이 증가하는 질환으로, 특히 청소년기에는 적절하게 본인의 욕구를 잘 표출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향도 있습니다.”

체중을 측정한느 여성체중을 측정한느 여성

제때 식사할 수 없는 물리적 상황이나 과도한 다이어트가 유발한 실제 배고픔으로 인한 폭식, 비틀어진 감정이나 심리적 불만족으로 인한 폭식,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스트레스성 폭식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특히 먹고 싶다는 욕망과 먹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충돌로 인해 먹고 배설하고를 반복하는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왜 위험할까?

폭식증은 다양한 신체적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폭식으로 인한 위장관 장애와 호흡 장애가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고, 체중 감소와 증가가 반복되면 신체 대사와 장기에 이상이 생기기 쉬우며 이는 저혈압이나 고혈압,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하게 섭취한 음식물 배출을 위해 이뇨제와 설사약을 반복 사용하면 신체 균형이 무너져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구토하면 치아를 비롯해 구강 전체와 식도에 상처와 염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어떻게 치료할까?

우선 폭식은 결코 마음의 허기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상담심리사 박지현 원장은 <내 몸을 사랑하게 되는 날>에서 “식욕은 본능이기 때문에 억지로 참기는 힘들며 이를 억제하고 통제하다가 폭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폭식증을 치료하고 싶다면 먹는 것을 탐하는 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외로움, 분노, 공허 등 마음 상태를 직관하는 시간을 갖자. 특히 폭식하는 사람은 날씬한 몸으로 사회적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망이 내재된 경우가 많으므로 “지금의 나도 충분히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도 필요하다.

구토하는 여성구토하는 여성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장혜련 원장은 “인지행동 치료나 정신분석적 치료를 할 수 있고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 역시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더불어 장 원장은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고 권한다.

“주로 혼자 있을 때 폭식을 하게 되므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식사할 때는 혼자가 아닌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어울려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폭식증 예방과 완화를 위한 식습관은?

폭식증 완화를 위한 식사 원칙은 식사 시간이 되면 무조건 먹기, 적당한 식간을 유지하며 먹기, 적당량만 먹기, 골고루 먹기 등으로 다이어트를 위한 식습관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먹을 것이 눈에 보이는 환경에서는 식탐을 이기지 못하거나 무의식적으로 폭식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음식과 간식거리는 모두 치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식이 필요하다면 건강한 간식으로 여겨지는 견과류, 저지방 우유, 토마토 등을 섭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불필요한 식욕을 억제한다.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를 하면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한 폭식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구성하자.

장 원장은 “평소 다이어트를 해도 음식의 종류나 양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일주일에 1~2회는 달콤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등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폭식 방지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폭식을 멈출 수 없다면 차라리 먹고 살쪄도 억울하지 않을 음식을 먹는 것이 낫다. 눈에 보이는 대로 마구 먹어 치우는 것이 아닌 평소 본인이 정말 좋아하거나 먹고 싶었던, 또는 영양가가 풍부한 특정 음식을 충분히 먹어 포만감을 선사하는 방법이다.

식이장에가 있는 여성식이장에가 있는 여성

폭식증, 거식증을 유발할 수 있을까?

장 원장은 “폭식이 거식증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처럼 과한 음식 제한이 폭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과한 음식 거부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식증은 특정 사건에 대한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으나 요즘은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감이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 원장은 “살을 빼려는 지속적인 행동, 체중 감량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살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으로 인해 거식증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거식증은 질환 초기와 중기에는 식욕이 크게 감소하지 않지만 말기에 이르면 식욕이 극도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체중이 극도로 줄어 저체중이 되면 여성은 정상적으로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상태에 이를 수 있고, 저체중 상태에서 무월경이 3회 이상 지속되면 거식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폭식증은 거식증보다 치료가 쉬운 편이지만, 폭식증에서 거식증으로 진행할수록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증상에 대해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의 관심이 필요하다. 모든 질병에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핵심이듯 거식증과 폭식증 역시 빠른 인지와 개선 노력이 증상 완화를 위한 최선의 방책일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장혜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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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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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련 분당 내마음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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