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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철을 맞아 손발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추위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그런 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손발저림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혈액순환장애는 드물며 말초신경질환이나 척추질환, 뇌졸중,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저림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같은 손발저림이라도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의 심한 정도, 발생 부위, 진행 경과, 동반 증상, 기왕력 등을 살피고 적절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질환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손

손저림과 발저림이 양측 또는 대칭으로 나타나면 ‘말초신경병증’

손발저림의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원인은 말초신경병증이다. 팔다리를 비롯해 몸 전체에 전선줄처럼 퍼져있는 말초신경계의 손상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각이상 및 감각저하, 저림증 등의 감각 증상부터 힘이 빠지는 근육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말초신경이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되는 ‘다발말초신경병증’의 경우에는 보통 저림증이 초기에 발바닥이나 손끝에서 먼저 나타나다가 점차 양측 또는 대칭으로 팔다리 전체로 진행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걷기, 달리기, 젓가락질, 글씨 쓰기 등의 기본적인 생활에도 불편함을 겪게 된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안석원 교수는 “말초신경병증을 방치하면 몸 전체로 저림증이 진행하고 마비까지 올 수 있기 때문에 저림증이 계속 악화된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예전에 없던 손발저림이 발바닥이나 발가락 끝, 손가락 끝에서부터 나타나서 점차 올라오고, 걷기 어렵거나 젓가락질 사용에 문제가 있다면 말초신경에 대한 근전도검사, 신경전도검사, 유발전위검사 등을 통해 말초신경병증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 말초신경병증이 확인되면 정밀 검사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초신경병증의 원인들로는 독감이나 장염에 의한 길랭바레증후군, 만성 염증, 류마티스, 샤코트마리투쓰병, 당뇨병, 알코올 섭취, 만성신부전 및 만성간염, 영양(비타민) 결핍, 암 또는 항암제 등이 있는데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최근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당뇨성 신경병증은 엄격한 혈당조절과 대증적 약물치료를 해야 하고, 길랭바레증후군이나 만성염증성다발말초신경병증과 같은 질환들은 약물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한쪽 손 엄지, 검지, 중지가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

말초신경병증에서도 뼈, 관절, 인대, 근육 등의 주위 구조물에 의해 말초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단발성 말초신경병증은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에만 국한되어 저림증이 발생하는데,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인대와 관절 등의 구조물 사이의 정중신경의 압박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주로 엄지, 검지, 중지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일을 많이 한 뒤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다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된다.

안 교수는 “집안일을 과도하게 하거나 손과 손목에 무리가 가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며 “손목을 완전히 안으로 굽힌 상태에서 손에 통증과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손목 가운데 말초신경의 주행 부위를 누르거나 가볍게 칠 때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손가락에 전기 오는 느낌과 함께 저리면 ‘목디스크’

저림증이 손이나 발에서 느껴지더라도 실제로는 그 원인이 경추나 요추의 척추질환인 경우가 많다. 손이 저리는 증상과 함께 손가락에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한 자극이나 어깨통증, 두통, 뒷목의 뻣뻣함 등이 동반될 경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이 높다.

경추의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 또는 척수를 눌러 뒷목이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은 물론 어깨와 팔, 손저림과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다리의 옆쪽과 뒤쪽이 저리면 허리디스크, 발목과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등이 저리고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안 교수는 “말초신경은 척수에서 빠져 나와 손가락과 발가락까지 길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질환으로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증상이 손과 발에서 먼저 생긴다”며, “특히 기존에 척추질환을 앓고 있거나, 척추 수술을 받았거나, 목과 허리에 만성 통증이 있거나, 교통사고 등의 외상을 입은 일이 있을 때는 손발저림의 원인이 척추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손발저림과 함께 입술이 저릴 땐  ‘뇌졸중’

고령자에게 손발저림이 발생했을 때 가장 위험하고 빠른 대처가 필요한 것은 ‘뇌졸중’에 의한 경우이다. 평소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손발이 저리기 시작하여 저림증의 발생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 두통, 현기증, 언어마비, 입술저림,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 동반되는 경우, 우측 또는 좌측 팔다리에만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의 뇌졸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손발이 저리고 시리면서 추울 때 악화된다면 ‘혈액순환이상’

말초신경병증이나 뇌졸중, 척추질환 외에 손발저림이 팔다리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에 의한 동맥경화증, 흡연에 의한 버거씨병, 하지정맥류, 레이노이드 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혈액순환장애 질환에서는 손발저림 외에도 시림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추위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류마티스내과, 순환기내과 또는 혈관외과를 방문해 팔다리 혈관, 심장 및 혈압 등에 관련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직장 내 갈등, 압박감, 가정불화,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불면증, 공황장애, 만성피로, 과호흡증후군 등의 심인성 문제 때문에 손발저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 교수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안증, 과로, 과음 및 만성 피로에 의한 손발저림은 우선 스트레스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 심신의 이완요법, 취미활동, 숙면, 가벼운 운동 등으로 해소될 수 있다” 며 “그러나 손발저림 증상이 악화되면서 팔다리 힘이 빠지고, 발음이 둔해지고, 심한 두통과 현기증 및 소대변장애 등의 복합 증상들이 있다면 신경과, 척추외과, 혈관외과, 류마티스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을 방문하여 좀 더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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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선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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