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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아들이 있는 일본에 며칠간 들렀다 오기를 반복한 60대 신 모 씨, 며칠간 무리한 뒤 자고 일어나니 입이 돌아갔다며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한쪽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입을 굳게 다물 수 없어 양치할 때 물이 자꾸 샙니다. 다른 증상이나 장애는 없었습니다. 이를 말초성 안면 마비라 하고, 한방에서는 구안와사라고 합니다.

안면 마비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제7번 뇌 신경인 안면신경이 장애를 받아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을 모두 일컫는 것입니다. 안면 마비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일단 안면 마비가 오면 뇌 질환으로 인한 중추성이 아닌지 구별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중추성 안면 마비는 마비가 온 쪽에도 이마 주름이 잡히는 것이 말초성과 가장 큰 구별점입니다. 중추성의 경우, 두통과 어지러움,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진행을 막기 위해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성인성인

중풍이 아닌, 다른 증상 없이 안면신경 장애만 나타나는 것이 구안와사, 말초성 안면 마비입니다. 이 중 60%가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특발성 안면 마비(Bell’s palsy)입니다. 찬 곳에서 잠을 자거나 얼굴에 찬바람을 직접 맞았을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안면 마비의 20%는 람세이헌트 증후군(Ramsay Hunt syndrome)으로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안면신경이 감염된 것으로 귀 주위에 포진과 함께 청력 장애가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치료율이 낮고 환자의 50%에서 후유증이 남으므로 의료진과 상담하면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구안와사의 치료 시기는 크게 급성기, 아급성기, 만성기의 3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급성기는 발병 후 초기 5~7일 정도를 말하는데 이 시기는 질병의 진행기로 마비의 정도가 심해지는 때입니다. 이 경우에는 최대한 안정하고 스트레스나 병소에 차가운 자극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본원에서는 발생 후 최소 1주일 정도의 기간은 입원치료를 권유합니다. 얼굴은 따뜻하게 유지하며 찬물을 마시거나 세수를 하거나 찬물로 이를 닦는 것도 좋지 않으며 머리 감는 것도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급성기는 약 1주 후부터 4주까지의 기간으로 질병이 회복되는 시기이다. 보통은 매일 침치료와 마사지 등의 물리치료를 받기를 권유하며 이 시기에 병증의 대부분이 회복된다. 4주 안에 회복이 안 되는 경우는 대부분 후유증이 남게 됩니다. 회복이 빠른 경우는 발병 후 5일 정도부터 얼굴이 부드러워지고 안면근 마비가 풀리는 경우도 있으나 느린 경우는 2주가 지난 후부터 호전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개개인의 회복속도가 다르므로 초조해하지 말고 치료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간혹 회복이 느린 경우는 찬 기운을 피하고 안정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4주 이후, 즉 발병 후 1달 이상 된 경우는 만성기로 1주에 2, 3회 정도의 침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 달 반이 지났는데도 증상 호전도가 낮다면, 2개월 이상 경과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연합운동이나 안면근육 쇠약 등의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면 마비의 한방치료는 침, 전침, 약침, 한약 등이 있습니다. 침치료의 경우, 환측 얼굴과 머리 주변을 지나는 경맥의 근위취혈을 기본으로 하여 치료합니다. 대표적으로 인당, 어요, 사죽공, 찬죽, 사백 등을 자침하여 경맥의 순환과 소통을 원활히 합니다. 수축 및 이완된 근육에 자극을 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안면부 혈자리 외에도 경맥의 흐름에 따라 손발의 혈자리를 자침하여 회복을 꾀합니다. 또한 침에 전기자극을 주는 전침은 근육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활성이 변화하고 모세혈관 분포가 증가하여 혈류량이 증가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약침의 경우 소염작용이 있는 한약재를 통해 안면신경마비에 이후통이 동반된 경우 효과적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환기간의 단축과 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한약의 경우 급성기에는 風寒을 쫓고 혈맥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처방을, 회복기에는 기혈을 보충해주는 처방을 통해 빠른 회복을 돕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의하면 안면신경마비는 한방진료 분야에서 입원 4위, 외래 19위로 한방치료가 많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전체 안면 마비 환자의 15~20%에서 후유증이 남으므로 초기부터 절대적 안정을 취하면서 효과적인 회복을 꾀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황보수민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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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수민 편한몸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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