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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저는 제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남들은 안 그렇대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저보고 매시간마다 화장실을 간다고 너무 자주 가는 거 아니냐고 해서요.”

판매업에 종사하는 25세 미혼 여성인 A씨가 진료실을 찾아서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자기가 비정상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려 왔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화장실 표지판화장실 표지판

자세한 문진을 해보니 어릴 때부터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가고 여행을 가더라도 휴게실에 설 때마다 볼 일을 보고 와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이 바빠지면서 화장실에 자주 갈 수가 없어서 물을 적게 마셨는데도 여전히 소변이 자주 마려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이게 고쳐지기는 하는 건가요?”

노력과는 달리 소변을 자주 보는 습관은 여전하여 걱정이라며 자신에게 어떤 병이 생긴 건지 염려하는 마음이 컸다.

이 환자는 과민성방광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이란 방광 감각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하고 요의를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와 함께 소변을 참지 못하고 급하게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 소변 본 직후에도 바로 또 요의가 느껴지는 잔뇨감을 동반하고 심해지면 방광이 예민해져서 비정상적 수축을 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나라 40세 이상의 성인 남녀의 20-30% 이상이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증상이고 특히 젊은 여성에서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요의 때문에 사회생활과 외출시에 불안감을 느끼고 성생활도 기피하게 되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일차적인 치료법인 생활습관 교정과 방광훈련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소변이 농축되어서 방광점막을 자극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방광에 자극을 주는 커피와 매운 음식을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배뇨 간격을 늘리는 방광훈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몇 주 내로 많은 호전을 볼 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꾸준한 골반근육 운동인 케겔 운동을 통해서 소변을 참는 방광훈련을 하면서 방광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 예전보다 입마름, 변비 등의 부작용이 적은 약물들이 출시되면서 치료 순응도가 좋아지고 있다.

A씨의 경우처럼 뭔가 불편하다고는 느끼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그리고 소변 문제는 노인에게만 생긴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만성병이 되면 치료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남지나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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