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하거나 긴장이 많이 될 때 적당히 땀이 나는 것은 정상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땀이 많이 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도 때도 없이 손발이나 얼굴, 사타구니 등에 땀이 많이 나면 옷이 젖어 겉보기에도 좋지 않고, 축축한 습기로 인해 불쾌감이 들며 끈적거림과 냄새로 인해서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땀으로 인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과도한 땀으로 정서적으로 스트레스가 유발된다면 다한증으로 진단하는데,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다한증은 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증세이다. 하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병이 되는 법, 다한증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여성우리가 보통 다한증으로 부르는 질환은 원인을 모르는 원발성 다한증을 말한다. 전체 성인 인구의 약 0.6~1.0%가 원발성 다한증을 호소하며 특히 예민한 사춘기 동안에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발생하는 국소 다한증과 전신으로 땀이 발생하는 전신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손이나 발, 겨드랑이, 얼굴, 목, 사타구니 등 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발생하는 국소 다한증이 주를 이룬다. 원인을 모른다는 다한증,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다한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어떻게?
다한증의 많이 알려진 치료법인 다한증 수술법은 땀이 나게 하는 부위의 신경을 차단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보상성 다한증’ 즉, 땀이 나던 부위가 아닌 다른 쪽에서 땀이 과도하게 나게 되는 불편을 초래하여 요새는 잘 시행하지 않는다. 복용 약이나 외용제로 땀의 배출량을 줄이는 치료법도 있지만 대개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다한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알아내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의학에서 다한증은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과잉되면서 말초기관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못하여 땀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동의보감에서는 땀을 심장의 액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많은 경우에서, 체질적으로 심약한 분들이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받거나 혹은 스트레스를 갑자기 과도하게 받게 되는 경우 자율신경실조증과 함께 다한증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의 몸과 정신이 정상적이고 조화로운 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흥분되고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는 기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늘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것’이다.
밤에 잠을 잘 때는 정서적 긴장이 없어지므로 보통 땀도 같이 멎게 되는데 잘 때도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의 경우는 땀이 멈추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신체 내부의 불균형을 회복시켜 몸이 스스로 땀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한방치료로 다한증 치료는 가능하다. 체내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며, 노폐물을 바른 경로로 배출해서 과다한 땀 배출로 생기는 악취와 불편감을 줄여줄 수 있다. 외부적인 치료를 통해서 땀샘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땀 배출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한증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몸 스스로 땀 배출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한방치료와 함께 생활관리를 꾸준히 한다면 다한증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초기에 발병했을 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서 극복하기를 권한다.
<글 = 생기한의원 김은미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