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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포경수술만큼 소문과 억측이 무성한 수술은 또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에는 포경수술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포경수술 안 하면 성병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과연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성병 감염률은 단순히 포경수술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성병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성병은 직접적인 성 접촉, 특히 콘돔과 같은 예방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불특정 다수와 성관계를 한 경우 발생하기 쉽다. 비교가 극단적일 수 있으나,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남성과 포경수술을 했지만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남성 중 성병 감염률이 높은 것은 당연히 후자 쪽이다.

고민하는 남성고민하는 남성

그렇다면 포경수술과 성병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봐도 될까? 이에 대한 대답도 "No."다. 포경(包莖)인 남성은 각종 분비물이나 배뇨 시 남은 소변에 의한 치구(恥垢)가 포피와 귀두 사이에 쌓이게 되고, 항상 축축한 상태가 되기 쉽다. 이 같은 비위생적이고 습윤한 상태는 다양한 병원균을 번식하는 온상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병원균에는 당연히 성병균도 포함된다. 즉 포경 상태에서 특별히 개인위생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성병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손으로 부드럽게 포피를 젖힐 수 있는 가성포경인 경우에는 샤워 시 포피 안쪽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어서, 위생 관리 면에서 포경수술을 시행한 남성과 실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문제는 손으로 젖히려고 했을 때 통증이 극심한 경우, 또는 젖히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원 상태로 되돌아오지는 않는 감돈포경인 경우다.

여기에 속하는 남성은 샤워 시 안쪽을 깨끗이 씻어내려 해도 고통부터 느끼게 되고, 이에 따라 위생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여성과 성행위를 하면 각가지 잡균이 정액 등 분비물과 함께 여성에게 옮겨가 질염이나 자궁경부암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포경수술과 성병 감염률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포경 상태의 남성은 좀 더 안전한 성생활을 위해 콘돔을 필수로 착용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반대로 포경수술을 하면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한 재미있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포경수술을 한 남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이에 따라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에 비해 성적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오히려 성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오류는 있을 수 있다. 포경수술을 했다고 해서 모든 남성이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면 결국 성병 감염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포경수술 시행 여부가 아니라, 개인의 위생 관념과 성 관념이라 할 수 있겠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부천점 이성진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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