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을 희망하는 환자들이 자주 묻는 말 중에는 "멍이나 부기는 언제 없어지죠?"라 든지 "흉터는 안 남죠?"와 같은 것들이 있다. 아무래도 주로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부분이 많이 신경 쓰일 것이다. 그러한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 수술을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조금 난감하다. 왜냐하면, 지방흡입 후 멍이나 부기, 흉터에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흡입 후 회복 경과는 개인 체질이나 상황, 시술 부위, 지방제거량, 마취액 침투 정도, 시술에 사용하는 장비, 이후의 관리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병원에서도 속 시원한 답을 해줄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다른 사항은 일단 제쳐놓더라도 '개인 체질'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우선 지방흡입 후 유독 멍이 많이 생기거나 오래가는 체질은 어떤 것인지부터 알아보자. 가장 먼저 평상시 멍이 잘 생기는 사람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한번 피가 나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 사람, 혈관이 좁은 사람도 멍이 많이 생기고 오래갈 수 있다.
한편 피부의 두께에 의해서도 차이가 나 보일 수 있다. 멍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정맥혈관과 모세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것인데, 피부가 얇은 사람은 두꺼운 사람에 비해 그만큼 혈관이 쉽게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히 혈관에서 발생한 출혈 역시 남보다 많이 비쳐 보이게 된다.
붕대를 감고 있는 여자체질과 관련된 문제는 아니지만, 수술 전 항응고제나 비타민, 아스피린 계통의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도 멍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지방흡입 과정에서는 출혈을 적게 하려고 지혈을 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데, 이 같은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지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 그만큼 출혈이 많아지게 되고 수술 후 멍도 당연히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흡입 전 최소 5일간은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제한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지방흡입 후 많이 붓고, 그 부기가 오래가는 체질을 알아보자. 당연한 소리지만 우선 평소 몸이 잘 붓는 사람이 지방흡입 후에도 역시 많이 붓는다. 또한, 몸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과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 평상시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음주를 즐기는 사람, 첫 수술이 아닌 재수술의 경우에 부기는 많이 생기고 오래간다.
마지막으로 흉터는 어떤 경우에 오래 남을까? 부기와 마찬가지로 첫 수술이 아닌 재수술의 경우에 흉터가 잘 생긴다. 또한, 여드름 피부, 아토피 피부, 켈로이드 체질 등 특별한 피부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서도 흉터는 많이 발견된다.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통상적으로 고령일수록 흉터가 오래간다. 젊은 연령대의 환자에 비해 피부 재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서두에서 지방흡입 후 회복 경과는 여러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중에서 단순히 개인 체질이라는 요소만 놓고 봐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다른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개인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지방흡입을 원하는 환자는 부디 이러한 점을 헤아려 "지방흡입 후 멍과 부기, 흉터는 정확히 언제 없어지죠? 한 달 뒤에 여행 가는데 그쯤이면 확실히 없어지는 거죠?"와 같은 난감한 질문 대신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완곡히 물어봐 주시길 바란다.
참고로 지방흡입 후 멍은 평균적으로 2주에 걸쳐 서서히 사라지는데, 개인에 따라서는 이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또한, 부기는 수술 후 1주일가량이 정점이며, 이후부터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흉터는 1개월에서 반년 정도 지속될 수 있으며, 간혹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반영구화장과 같은 미용시술이 도움될 수 있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강남점 조현섭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