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애정 어린 양육을 받고 자란 유아는 학교에 입학할 무렵 해마 크기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해마는 학습, 기억, 스트레스 반응 등을 담당하는 뇌 부위이다.
미국 워싱턴 의과 대학(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팀은 3세에서 6세 사이의 미취학 아동 9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아이와 어머니는 포장된 선물상자가 놓인 방 안에 남겨졌는데, 아이는 선물을 풀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으나 어머니가 일련의 문서를 작성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는 가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재현한 것이었다. 즉, 아이는 원하는 것을 즉시 하고 싶어하지만 어머니가 어떤 일을 마치기까지 자신의 충동을 조절해야 했다.
양육
이때 엄마들이 보이는 반응에 따라 엄마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자녀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도록 안심과 도움을 준 엄마들은 ‘양육 그룹’으로, 자녀를 무시하거나 성급하게 야단친 엄마들은 ‘대조 그룹’으로 나눈 뒤 평가했다. 해마의 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 질환을 가진 아이들은 실험에서 제외됐다.
이후 4년이 지나, 참가 아동들이 7세에서 10세 사이가 되었을 때 연구가들은 그들의 뇌를 MRI 스캔을 통해 관찰했다. 분석결과, 양육 그룹의 아동들이 대조 그룹의 아동들에 비해 해마가 10%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재한 미국 워싱턴 의과 대학 정신과 존 루비(Joan Luby)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기 양육환경과 주요 뇌 부위의 구조적 발전과의 연관을 규명한 첫 번째 연구로 부모로부터 애정어린 양육을 받은 아이들의 뇌가 더 건강하게 발달한다는 구체적, 과학적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 연구들은 부모, 조부모, 양부모에 관계없이 양육자가 어린이의 감정•행동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양육 환경과 뇌의 물리적 속성과의 연관은 설치류 실험을 통해서도 규명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를 자주 안아주거나 하루 15~20분 정도라도 놀아주는 것이 부모-자녀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킨다. 또 뇌는 장기간에 걸쳐 발전할 뿐 아니라 뇌 발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반적인 부모-자녀 관계이기 때문에, 자녀 양육 시 때때로 인내심을 잃거나 잔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소개됐으며 헬스데이(Healthday) 뉴스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