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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제목이 '소아' 예방접종인데 성인으로 잘못 표기된 게 아닌가라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예방접종은 대부분 소아에게 시행합니다. 그래서 흔히 엄마들이 자녀를 보건소나 병의원으로 데리고 와서 접종 스케쥴에 따라 예방주사를 맞히곤 하죠.

하지만 예방접종은 소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처럼 성인들에게도 접종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성인들이 맞으면 도움이 되는 예방접종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A형 간염접종 -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0, 6개월 접종)
엄마들 중에서는 "어, 이거 얼마 전에 우리 아기에게 맞춘건데?" 라며 이미 아시는 분도 몇몇 있으실 겁니다. A형 간염의 경우는 아기 때 걸리면 가벼운 장염증세로 넘어갈 수 있지만, 20대 이후 성인에서 발병하면 간수치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황달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으며 드물지만 심한 경우에는 간부전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개그맨 박명수씨가 A형 간염에 걸려 방송을 몇주 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A형 간염접종을 아직까지 맞지 않았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항체 검사를 해본 뒤 항체가 없다면 접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B형 간염접종 - 3회 접종(0, 1, 6개월 접종)
B형 간염접종은 필수 접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접종을 맞게 됩니다.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어렸을 때 3회에 걸쳐 접종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돼서 B형 간염 항체가 없음'을 알게 된 경우에 한합니다. 보통 직장 채용 검진이나 병원에서 우연히 시행한 피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B형 간염의 경우 A형 간염과 달리 한번 걸리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 B형간염 보균자는 일반인에 비해 10배 이상 간경화나 간암의 발생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는 반드시 주치의에게 B형 간염 재접종 여부를 상담 받으셔야 합니다.

3.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 3회 접종(0, 2, 6개월 접종)
다른 백신들이 감염에 대한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접종이라면, 이 백신은 특이하게 '암'에 대한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접종입니다. 근데 왜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암들은 백신이 없는데 유독 '자궁경부암'은 백신이 있을까요. 이는 자궁경부암은 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HPV의 16, 18번 감염을 예방접종으로 막으면 자궁경부암 발생확률이 90% 이상 감소합니다. 단, 모든 예방접종이 그러하듯 자궁경부암 백신도 빨리 맞을수록(특히 성관계를 갖는 나이 이전에) 항체 생성률이 높습니다. 보통 9 ~26세가 예방접종의 가장 적기이나, 그 이후의 나이(45세~제품에 따라서는 55세까지)에서도 효과가 입증되었음으로 여성분이라면 한번쯤 접종을 고려해보셔도 좋습니다. 비용-효과면에서 암이 예방된다는 우수한 장점으로 선진국에서는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필수접종으로 채택한 나라들도 많습니다.

4. 파상풍 예방접종 - 10년마다 한번씩 접종
우리나라는 DT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혼합 예방접종)백신이 1956년도 이후에 들어왔습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출생하신 50대 이상의 분들은 사실상 파상풍에 대한 백신을 맞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성인용 파상풍(Td) 백신은 심지어 2004년도에나 도입이 됐죠.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56년 이전 출생자 - 파상풍 3회 기본접종 + 10년마다 한번씩 추가접종
② 56년 이후 출생자 - 기본접종을 했다면 10년마다 한번씩 추가 접종만 시행

5. 백일해 예방접종 - 19~64세 성인 1번만 접종
최근 전세계적으로 성인 백일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19~64세의 성인에게 한번 정도는 백일해 접종을 실시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예방접종은 어렵지 않습니다. 앞에서 설명 드린 성인용 파상풍 백신에 백일해가 추가로 포함되어 있는 복합백신이 있습니다. 10년마다 한번씩 성인 파상풍 예방접종을 실시할 때 같이 맞으시면 됩니다. 복합백신이라 주사를 2번 맞지 않아도, 파상풍 백신 맞을 때 1번으로 해결 가능합니다독감독감

6.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 해마다 10~11월에 1차례 접종 실시
독감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칼럼들에서 너무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부분의 성인들(특히 50세 이상)도 겨울철이 오기 전에는 독감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필요합니다.

7. 폐구균 예방접종 -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은 꼭 접종
흔히 '폐렴' 백신이라고 불립니다. 폐구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 중 가장 흔하고, 독성이 강한 세균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65세 노인들은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65세 미만이라 하더라도 폐질환(천식, 폐쇄성폐질환), 간질환, 당뇨, 심장질환, 스테로이드 복용자 등은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으므로 주치의와 상담해보시길 바랍니다.

8. 대상포진 예방접종 - 60세 이상 노인에게 필요 (아직 국내에는 없음)
대상포진의 경우 일단 한번 발병하면 통증이 극심하며, 치료 후에도 후유증으로 신경병증 통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지는 노인에게 호발하며, 최근에는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생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2006년도 대상포진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현재 60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에게 접종을 권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았지만, 곧 수입이 될 예정이라 미리 소개해드립니다.

9. 풍진(보통 1회 접종)과 수두(보통 2회 접종)
임신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맞는 것이 좋습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임신 계획이 있다면 임신 전에 산부인과를 내원해 항체를 검사를 하게 되는데, 항체가 없다면(면역이 없다면) 주치의와 상의 하에 접종을 시작해야 합니다. 단, 이때는 접종 후 4주간은 피임을 하셔야 합니다.

예방접종은 그 내용이 전문적이고 특히 접종을 맞는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으므로 모든 내용을 이 칼럼에서 다루기에는 힘듭니다. 또 여행을 가는 경우 여행지에 따라서 필요하거나(장티푸스, 콜레라, 황열 등), 직업이나 지역에 따라서 필요한(수막구균, 유행성출혈열, 광견병) 다양한 백신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들은 제목위주로 가볍게 읽어보시고, '아~ 성인들에게도 필요한 예방접종이 있구나. 나중에 병원에 가서 한번 상담해봐야지'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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