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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발목발목

한 젊은 여자 분이 아킬레스 건의 통증으로 내원했습니다. 환자는 수년 전에 정형외과에서 ‘아킬레스 건염’으로 진단 받아 치료와 약을 처방 받은 적이 있으며,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 계속 아픈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이힐은 신지 않는냐는 질문에 너무 아파서 신을 엄두도 나질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문진이 끝나기도 전에 환자분의 발목을 보니 심하게 부어 있습니다.

“매우 심하게 두꺼워져 있네요, 침대에 가서 엎드려 보세요”

초음파기계가 준비 되기 전 먼저 발목부분을 촉진해봤으나 생각보다 압통은 심하지 않았고 아킬레스건이 둥그스름한 실린더 형태로 크게 만져졌다. 초음파에서도 역시나 전반적으로 둥그렇게 커져 있었으며 저에코와 고에코 부분이 섞였지만 주로 저에코의 덩어리가 관찰됐고 혈류량이 증가한 흔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초음파는 주로 정상 부위와 비교를 해보는데, 환자의 반대다리를 쳐다본 순간 조금 작지만 비슷한 크기의 아킬레스건이 관찰되었습니다. 역시 초음파상으로도 아픈 쪽과 비슷했습니다. 정상적인 아킬레스건을 보여주기 위해 제 아킬레스건을 보여드리며 얼마나 환자의 아킬레스건이 커져있는지를 확인시켜 드렸습니다.

“환자분, 혹시 고지혈증이 있으세요?”라고 묻자 환자분은 화들짝 놀라며,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어머님이 고지혈증이 매우 심해서 약을 드시고요, 저도 고2때 검사를 했는데 고지혈증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지만 의사 선생님이 아직 어리니까 좀 지켜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론 한번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없고요”

유전성 가족성 고지혈증(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elsterolemia)환자는 아킬레스건에 황색종물질(xanthomatous material: 지질물질)이 침착이 되면서 아킬레스건이 심하게 커지는 경우가 양측에서 관찰이 됩니다. 물론 모든 환자에서 생기지는 않지만 이 환자처럼 가족력이 있는 고콜레스테롤 혈중의 경우 아킬레스건뿐 아니라 신체 다른 부위에도 생길 수 있어 치료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환자와 환자의 어머님은 아이가 아직 어리고 바쁜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병원 진료를 받지 않았고 신체검사에서 이상 수치가 발견돼도 아직 젊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치료를 미룬 것이 상태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환자에게는 고지혈증으로 인해 막힌 다른 신체부분이 있을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에 대학병원 내과를 예약시켜 드렸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일 때는 조기에 동맥경화증이 발병되거나 특히 아킬레스건 부위 등에서 황색종 등을 수반하며, 소아기의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유전적인 원인이 많은데 이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됩니다. 관상동맥질환이 조기에 발생하거나 심장마비에 의한 조기 사망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증상이 없으므로 혈중 지질 검사에 의해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입니다. 하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도 이 두 가지라고 환자들은 호소합니다.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의사인 저는 오늘도 수많은 환자들에게 이 두 가지를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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