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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지난 토요일에는 39세 남자환자가 아내와 함께 외래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고관절 통증이 심해서인지 제대로 걷지를 못합니다. 환자는 약 3주 전에 갑자기 발생한 고관절의 통증으로 동네 정형외과에 갔었고 사진상 크게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엉덩이에 주사도 맞고 먹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약간의 증상 개선만 있었을 뿐 차도가 없어서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고 합니다.

환자가 음주도 자주 했다 하고,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통증이 이렇게 심하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도 있겠다 싶어서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질환의 초기에는 X-ray 상 이상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MRI 검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주말이고 또 평일에는 일을 하므로 시간 내기가 어려우니 오늘 당장 찍어보자고 설득을 해서 촬영을 했는데 정말 MRI 상 이미 진행이 된 소견이 발견됐습니다. 환자는 종합 병원에 가서 입원하기로 하고 전원을 했습니다.

고관절고관절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는 고관절의 심혈관계 질환이라고 언급이 될 정도로 대퇴골두의 순환장애 때문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병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자보다는 남성에서 발병이 많고, 반수 이상에서는 양측성으로 발생합니다. 30대 이상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환자에서 발병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음주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고관절 부위의 외상, 정맥 혈전증, 잠수병, 방사선 조사, 부신피질 호르몬 투여, 통풍, 혈청 지질이상, 만성신질환, 결합조직 병 등 생소한 원인이 많이 있습니다.

증상은 활동에 의해서 악화되는 서혜부 통증, 때로는 둔부, 대퇴부 통증을 호소하며, 보행 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검사를 위해 양반다리를 하고 누르게 되면 고관절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고관절을 외측으로 벌리던가 내측으로 돌리는 동작에 제한이 심하게 생깁니다.

진단은 초기 엑스레이에서 잘 안 나타나기 때문에 골 주사 검사를 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MRI 촬영이 조기 진단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치료는 단순방사선 사진 소견과 골 주사 혹은 MRI 상의 소견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되며 수술적 치료 외에는 적절한 치료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고관절의 원래 모양을 유지하는 방법과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나 원래 관절을 유지하려면 초기진단이 중요하고 방사선 사진상 이상이 없더라도 응급에 준해서 검사를 하고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합니다. 결국 이 병은 진단이 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갈 가능성이 커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위 환자는 음주를 즐긴 것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되고 의뢰한 병원에서 아직은 젊어서 고관절 골두에 구멍을 뚫어서 염증물질들은 뽑아내고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하는 수술을 해보고 좋아지지 않으면 인공관절을 해야 한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오늘도 같은 증상을 가진 남자분이 오셨는데 아직은 통증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에 대해서 설명을 했더니 “굳이 40만 원이 넘는 돈을 MRI 찍는데 써야 할까요?” 라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합니다. 이분도 결국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꼭 찍어봐야 하는 분입니다.

술이 왜 원인이 되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음주하면 왜 심장병이 잘 생기고 고지혈증이 오며, 혈액 순환장애가 많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이 아직 밝혀져 있진 않습니다. 그래도 매일매일의 음주는 건강에 해롭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지녀야 이렇게 무서운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답니다.

지안재활의학과 김주현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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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HiDoc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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