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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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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부부의 건강상담을 하다 보면 나이 때문인지 쉽게 피로해지고 의욕도 없으며, 우울하고 건망증도 심해져 혹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될 때가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 수 있는 중년기에 부부가 함께 건강을 증진시키고 활기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년기(40~50대)는 청년도 노년도 아닌 애매한 세대입니다. 집안일이든 직장 일이든 노련함을 보이며 활동의 정점을 이루지만, 30대 후반부터 약화된 신체는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이때 운동부족, 육류 위주의 식습관, 스트레스, 음주, 흡연이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입니다.

의학적으로 보면 중년기 남성들은 체중이 증가하고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대사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사증후군은 여러 만성 질환이 발병하기 바로 전 상태이기 때문에 ‘만병의 바로미터’라고 불립니다. 또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전립선 비대증도 증가합니다.

여성도 골다공증, 갑상선질환, 유방암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폐경, 자궁내막증, 생리불순,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도 증가합니다. 무엇보다 중년기에 들어서면서 부부간의 대화가 단절돼 소통 역시 쉽지 않아 이혼율도 함께 증가합니다. 한 지붕 아래 남남처럼 사는 경우도 많지만, 비단 극단적인 경우가 아닐지라도 중년을 맞이하는 부부끼리 위기를 느낄 만큼 서먹해지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도 합니다.

# 부부건강의 예방과 극복 6계명

1. 중년의 적, 체중을 잡는 식단으로의 변경
체중계체중계 통밀, 보리, 조, 수수, 옥수수, 팥 등 통곡물과 현미는 노화를 방지하고 동맥경화증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고 다이어트에도 좋습니다. 특히 오후 8시 이후로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는 경우에도 칼로리가 낮은 채소나 과일을 택하도록 합니다. 우리나라 식단은 국, 찌개, 김치, 젓갈, 장아찌 등 염장식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소금을 적게 넣은 저염식을 섭취하고 탄 음식도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또 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탄산음료는 먹는 횟수를 줄이거나 건강 차, 디카페인 커피 또는 녹차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운동은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되 목표는 낮게!
헬스클럽에 가서 1시간씩 운동할 생각을 하면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오히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됩니다. 따라서 ‘1달간 30kg 감량’, ‘식스팩 만들기’ 등의 다소 무리한 목표보다는 ‘1달간 3kg감량’, ‘팔 근력키우기’ 등 목표는 낮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적은 시간의 운동이라도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시간에 구애 받지 말고 단 10분이라도 매일매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실제로 적절한 운동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때문에 저강도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 3~5회, 1회 당 30분~1시간 이내로 땀이 약간 흐르는 정도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동합니다.

추천하는 운동의 종류로는 중력부담이 적은 수영이나 천천히 걷는 산책이 좋습니다. 특히 산책할 때는 부부가 함께하는 것이 좋은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정면을 보고 대화를 할 때는 부담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나란히 걸으며 대화할 때는 일상적인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됩니다.
여성들은 근력이 남성보다 적고 골다공증의 염려도 있기 때문에 근력운동을 추가로 해 줄 필요가 있는데, 1~2kg 6각형 덤벨로 된 아령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되며, 아령을 구입하기 어려운 경우 아령 대신 500ml 생수병을 이용해도 무방합니다.

3. 날마다 필수 비타민은 꼭 챙기세요
대부분 비타민을 우리 몸에서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고, 일반적인 식생활로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제나 분말 같은 형태로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전반적인 균형을 생각할 때는 비타민제품 중 A~Z까지 다 들어있는 종합비타민제가 도움되며, 임산부나 흡연자는 특히 비타민 B와 C 등의 섭취가 중요한데 수용성 비타민은 많이 섭취해도 관계없으나 지용성 비타민은 섭취가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타민 역시 처음 구입 시에는 담당 주치의 선생님이나 약사분과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4. 금연과 적당한 음주가 중요해요
음주음주 흡연은 백해무익합니다. 하지만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혼자의 노력으로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현재 보건소에서는 금연희망자에게 니코틴패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또 국립암센터의 금연콜센터(1544-9030)에 등록하면 상담사들이 지속적으로 금연 관리를 해주므로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무료 금연프로그램을 통해 담배를 끊을 수도 있습니다.

적정 음주량은 주 2~3회, 주종에 맞는 잔으로 여자는 하루 1~1잔 반, 남자는 1~2잔이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음주 시 안주를 많이 먹거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음주량을 줄이는 데에 효과적인데, 특히 말을 많이 하면 스트레스를 푸는 동시에 알코올이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숙취해소는 콩나물국 등 맑은국으로 하되 해장술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또 사우나에서 땀을 흘려 숙취 해소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우나에서 술기운에 의식을 잃는 경우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숙취로 인해 몸이 너무 힘들다 싶으면 병원에 내원하여 의사의 진찰을 받고 수액을 맞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으세요
40대 이후에는 부부가 함께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도록 합니다. 건강검진은 일반검진과 암검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암 검진은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폐암 등 5대 암을 검진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6. 자기개발은 꾸준히, 심신을 가꾸세요!
건강과 외모는 정비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모란 영화배우나 가수 같은 모습이 아니라 건강하고 화사한 모습을 의미합니다. 청결하고 단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년의 생기를 불러와 머리에 윤기가 나고 피부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또 방송통신대학교, 문화센터, 인터넷강의 등 나이가 들어도 배움을 계속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실제 여러 연구들을 보면 지속적으로 두뇌활동을 하는 사람이 나중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떨어진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배우는 동안은 자존감을 갖고 삶에 열정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젊었을 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을 먹는데, 의지를 갖고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곧 청년 못지않게 건강해질 수도 있겠죠. 또 부부가 함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함께 생활을 공유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평소에 부부가 대화를 많이 하고 영화 관람, 여행 등 운동이나 등산, 봉사 등 취미생활을 즐기며 여가를 같이 누리면 삶의 질도 높아지고 가정의 행복도 더 증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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