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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지난 글에서 섬유근막통과 같은 만성통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알아보았다.
만성통증은 초기치료에 실패하여 통증이 지속되면 감작현상과 하행성조절 시스템 손상에 의해서 통증역치가 낮아지면서 발생한다. 그래서 만성통증은 진통소염제를 사용해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고, 물리치료를 해도 쉽사리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영혼을 망가뜨리는 만성통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만지는 자극, 선풍기 바람과 같은 미세한 자극을 어마어마한 통증으로 느끼는 환자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이러한 만성통증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 만성통증 환자가 겪는 과정을 살펴보자.

교통사고, 타박상, 단순 염좌,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통증,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관절염 등 어떤 원인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초기 통증치료에 실패하고, 통증을 두려워 회피하는 행동(pain fear avoidance behavior)으로 자세가 틀어지면서 근육의 장력관계가 깨지고 통증이 전신으로 퍼진다.

너무도 많은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진통제 주사, 침치료, 물리치료 등으로는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환자는 서서히 두려워지면서 나아지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통증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등으로 하루 종일 통증만을 생각한다. 통증에 대한 불필요한 주의(attention)은 대뇌에 통증을 기억시키고 감작시킨다.

놀란청년의옆모습놀란청년의옆모습

실제로 만성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가장 큰 두려움은 심각한 질환을 제대로 진단을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주위에서 다른 질환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부모님, 친지 등이 겪은 암, 심장병, 류마티스 관절염, 기타 난치성 질환 등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통증에 불필요한 주의를 두면서 통증이 만성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래서 섬유근막통과 같은 만성통증 환자는 수없이 많은 병원을 전전긍긍하면서 돌아다닌다. 일명 병원쇼핑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관심 갖고 바라보던 의료인도 만성통증 환자가 호소하는 이해가 안 되는 증상에 황당해하고,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환자를 소홀히 하기 시작한다. 함께 걱정해주던 가족들도 서서히 지쳐가고 환자는 홀로 외롭게 통증과 싸우게 된다.

만성통증 치료를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과정은 지금 느끼는 통증에 대한 정확한 의미의 이해, 인지치료를 해야 한다. 지금 느끼는 통증에 대한 기전, 만성화 과정 등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시키는 것이다.

지금 환자가 겪고 있는 통증은 환자 스스로 통증에 대한 불필요한 주의를 두면서 발생한 감작현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시킨다. 가끔 현명한 환자는 이러한 만성통증에 대한 정확한 기전만을 이해하고도 통증의 50%는 줄어들기도 한다.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통증에 대한 주의를 쉽게 내려놓기는 힘들다. 그래서 치료가 어렵기는 하지만 만성통증의 최초 치료는 반드시 인지치료여야 한다. 환자 스스로 느끼는 통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증을 두려움 없이,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만성통증의 치료는 시작된다.

다음 호에서는 만성통증의 두 번째 치료로 인체 내부에서 분비하는 천연마약 “엔돌핀, 엔케팔린”을 이용한 방법이다. 기대하시라!

<글 = 첨단한방병원 문형철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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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 첨단한방병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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