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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치아에 문제가 생겨 치과를 방문하면 우선으로 X-ray 검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치아의 뿌리나, 임플란트 식립 여부를 알 수 있는 잇몸뼈 상태 혹은 신경치료 여부, 그 외에도 교정 진단을 위한 자료 등 여러 가지 주변 구조물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강 내 진단과 더불어 필수적인 진단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단 1~2분의 짧은 시간일지라도 방사선 사진을 찍으며 혹시나 방사선이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게다가 치과 스텝들도 문을 닫고 나가버리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작은 설문조사에서 ‘치과에서 가장 두려운 상황’에 대한 조사결과 방사선 촬영 시 두려움을 느낀다는 답변이 중간 순위 안에 드는 통계가 나온 적이 있을 만큼 사람들이 방사선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렇다 보니 내원하는 환자 중 방사선 노출에 예민한 환자는 진단을 위해 방사선 촬영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X-ray를 찍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다. 물론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의사의 말이니 따르긴 하나 내심 마음에 썩 내키지는 않지만 표현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X-ray 촬영은 우리 몸에 진짜 안전할까?

사실 우리는 X-ray 촬영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항시 노출되어있다. 건축물 재료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오고, 햇빛이나 대지, 하물며 공기와 음식물 속에도 방사선이 섞여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을 자연 방사선이라 하는데 이는 사람의 인체나 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뿐더러 이런 방사선이 두렵다며 피해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엑스레이 보는 의사들엑스레이 보는 의사들

그러나 이렇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선일지라도 그 노출량이 많아진다면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방사선의 종류보다 그 세기에 의해 좌우된다. 이렇듯 중요한 것은 X-ray가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인공방사선이라는 사실보다 그 세기와 그로 인한 노출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상황에 따라서 CT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치과에서 일반적으로 촬영하는 X-ray에는 두 종류가 있다. 치아 3~4개 정도만을 정밀하게 나타내주는 부분 사진(Periapical)과 모든 치아와 턱관절, 상악동, 신경관 등의 구조물까지 전체적인 큰 그림으로 나타내주는 전체 사진(Panorama)이 그것이다.

치과에서 찍는 작은 부분 사진의 경우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0.003m㏜ 이하, 큰 전체 사진의 경우 조금 더 높은 0.011m㏜ 이하인데, 연구 결과에 따라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연간 평균 2.4m㏜인 것을 생각해보면 아주 미미한 양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위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수치만 보면 많고 적음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현상과 정착 과정을 거치는 필름 사용보다 디지털기기를 사용한 X-ray 촬영이 대부분인데, 디지털 방사선 촬영 시에는 방사선 조사량이 더 감소하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다.

단, 임산부는 주의가 필요하다. 치과 방사선은 그 조사량이 극히 적긴 하지만 임산부의 경우 임신 1주부터 12주까지의 기간을 일컫는 임신 1기나, 27주에서 40주 사이의 기간인 임신 3기 후반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 하므로 방사선 사진 촬영을 피해야 한다. 비교적 안정된 2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이 역시 만일을 위해 촬영할 때 납으로 된 보호복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방사선량이 극소량일지라도 아예 노출되지 않는 것보다 안전할 수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치과의사 역시 불필요한 촬영을 무분별하게 권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X-ray 촬영으로 인해 구강질환을 초기에 발견하면 조기치료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방사선 노출에 의한 '실'보다 X-ray 촬영으로 인한 '득'이 더 크다면 막연한 두려움만으로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치과용 방사선 촬영의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지한다면 치과에 내원하는 발걸음이 그래도 조금은 덜 무겁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 = 임플란티아치과 김인수 원장(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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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임플란피아치과의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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