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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외래 진료실에 65세의 온화한 인상을 가진 중년의 여성분이 뇌수막종이라는 종양으로 진료를 받으러 왔다. 이 환자는 벌써 5년째 외래를 다니면서 중간 중간에 MRI 검사도 하며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환자다.

이 환자가 5년 전 처음 외래를 찾아왔던 날은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머리에 혹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진료의뢰서를 들고 나를 찾아 왔었다. 당시 환자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상기된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왔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여자 환자의 종양은 뇌수막종이었고, 두개골의 바닥의 시신경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크기는 대략 2센티 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신경학적인 증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뇌종양을 극복한 환자들 삽화뇌종양을 극복한 환자들 삽화

이 종양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양성 뇌종양으로 대부분의 경우에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뇌종양이다. 하지만 이 환자처럼 두개골 바닥부분에 깊숙이 위치해있다면 수술적으로 완전 절제가 어려운 조건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 환자는 수술적 치료에 대해서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종양이 더 자라날 것인지, 악성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밀 MRI 검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종양으로 가는 혈류가 증대되어 있어 종양이 성장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환자가 수술을 거부하고 있고, 양성 뇌수막종이라는 점에서 방사선 치료를 선뜻 선택하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경구용 항암제 복용을 일차적으로 선택하였고, 환자가 6개월간 이 약을 복용한 뒤 MRI 검사에서 뇌종양으로 가는 혈류가 급격히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종양은 다행히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그 후 지금까지 5년 동안 환자는 아주 편안하게 외래 진료를 보면서 농담도 오가고, 인생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뇌종양이라고 하면 모두가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을 하고 나면 반신불수가 되거나 바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연예인 한 명이 뇌종양에 걸렸다고 하며 금방이라도 어떻게 될 것 같이 언론에서는 난리를 피웠지만 그는 수술 후에 완전히 회복되어 현재까지도 신곡을 내며 가수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양성 뇌종양의 경우는 그 크기가 작고 환자가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 뇌종양은 그 세포학적인 진단에 따라서 다양하지만 특화되고 선택적인 치료를 통해서 생존기간을 늘이고 또한 신경학적인 합병증도 치료할 수가 있는 것이다.

뇌종양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보존적 치료 등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대부분의 양성 뇌종양은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적으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악성 뇌종양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에 추가해서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글 =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학교실 신경종양학과 김영준 교수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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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학교법인성균관대학삼성창원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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