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이전까지는 뇌의 특수한 해부학적인 구조로 인해서 항암제가 뇌 속으로 투과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되어 항암제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뇌종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뇌종양이 CT 나 MRI 검사에서 조영제를 흡수해서 하얗게 조영 증강되어서 주변 뇌조직과 구분되는 영상을 보여 주는 것처럼, 뇌종양이 있는 부분에는 이러한 뇌의 특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항암제가 뇌에는 투과되기 어려울지 몰라도 뇌종양에까지는 투과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해 준다.

뇌 스케치뇌 스케치

실제로 최근에 개발은 많은 표적 치료제들은 그 분자량이 작고 뇌의 특수 장벽을 잘 통과할 수 있는 화학적인 특성을 갖추도록 개발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악성 뇌종양의 치료에 있어서 몇몇 항암제들이 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2005년 테모졸로마이드라고 하는 항암제가 유럽의 다국적 임상 시험을 통해서 교모세포종의 생존 기간을 의미 있게 연장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뇌종양 치료에 대한 항암제의 역할에 대해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후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동반하고 있는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이상의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생존기간을 더욱더 연장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 교모세포종의 표준 치료법으로 테모졸로마이드라고 하는 항암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암을 발생시키는 여러 기전 중에서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이라고 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역시 교모세포종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종양학의 항암치료의 방향은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 범위에서 벗어나 환자별 개인별 맞춤 치료 양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이전에는 신경교종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100명이면 100명,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적 절제를 통해서 얻어진 뇌종양의 조직에 대해서 분자유전학적인 분석을 통해서 환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유전자 발현의 변이 형태를 분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 개개인에서 뇌종양이 발생된 특수한 그리고 개별화된 유전자 변이 형태를 가진 발병의 원인에 맞추어 이에 선택적인 효과를 가진 약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렇게 선택된 약제는 기존의 세포 독성 항암제가 가지는 여러 가지 후유증 (예, 구역질, 탈모, 감염의 위험 증가, 골수 기능 억제 등) 을 최소화 하여, 경구용으로 복용하면서 일상생활을 그대로 영유할 수 있어 삶의 질도 향상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항암치료는 악성 뇌종양뿐만 아니라 양성 뇌종양에서도 사용될 수 있어, 서두에 언급했던 하이드록시유레아라고 하는 경구용 항암제는 양성 뇌수막종의 성장을 억제할 수도 있고, 뇌하수체 종양에서 사용하는 브로모크립틴과 같은 호르몬제 역시 뇌하수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종양을 없앨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뇌종양의 치료에 있어 항암치료의 역할은 더욱더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학교실 신경종양학과 김영준 교수 (신경외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김영준 학교법인성균관대학삼성창원병원 전문의
기사보기